지난 7일 25년간 계속된 세계식량계획(WFP)의 식량구호 대상국에서 갓 졸업한 중국이 원조대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아직 WFP의 양대 산맥인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세계 7위의 경제규모에 걸맞게 중국의 해외 원조규모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해외구호에 60억 7,000만 위안(7억3,000만 달러)을 투자했다. 올해는 70억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더글러스 브로더릭 WFP 중국 대표는 "20년 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원조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식량 등 구호물자를 보내는 국가는 알바니아 베트남 북한 등 오랜 기간 혈맹이었던 구 공산권 국가들이 주류를 이룬다. 금융위기에 봉착한 개도국을 지원하는 국제통화기금(IMF)에는 주요 기여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최근 기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극빈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원조기구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해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최근에는 자연자원은 풍부하나 경제여건이 열악한 개발도상국 등으로 구호를 다각화하고 있다. 원자재 수입 등 무역관계가 있는 개도국으로 구호 반경을 넓히는 것은 해외원조를 경제적 이해와 결부시키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아프리카 산유국인 가봉을 방문, 조건없는 원조를 약속했다. 그리고 몇 주 후 중국의 최대 석유회사는 가봉과 원유도입 계약을 맺었다. 원조의 대가로 에너지원을 확보한 사례이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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