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MP3 플레이어, 노트북 등 첨단 전자제품에 유명 패션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채택하거나 아예 패션업체와 공동마케팅을 벌이는 등 디지털 전자업계에 ‘패션 디자인’ 바람이 거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패션 액세서리 컨셉의 디자인을 강조한 MP3 플레이어 ‘옙 YP-F1’을 이달 초 출시했다. 업계 최초로 클립 일체형 디자인을 채용한 이 제품은 목걸이 일체형 이어폰에 6가지 색상의 커버를 사용,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휴대폰 ‘블루블랙폰’은 첨단기능은 물론, 프랑스의 패션 전문지로부터 격찬을 받을 만큼 세련된 디자인을 뽐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노트북 ‘센스 Q30’ 판매에 나서면서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했고, 세계 정상급 패션디자이너 안나 수이가 직접 디자인한 ‘패션폰’을 개발하는 등 전자제품 패션화를 주도하고 있다.
소니가 지난해 말 내놓은 디지털 카메라 ‘DSC-T33’은 샴페인 골드, 에메랄드 블루, 레드 와인, 화이트 등 4가지 색상으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고, MP3 플레이어 워크맨 ‘NW-E99’는 라이터 크기의 소형 사이즈에 거울처럼 맑고 투명한 느낌을 주는 ‘미러 루킹(mirror-looking) 디자인’을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올림푸스한국도 6가지 화려한 색상의 디지털카메라 ‘뮤미니 디지털’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첨단 전자제품의 패션화 바람은 주소비자인 젊은 층의 기호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지만 전자제품의 융·복합(컨버전스) 흐름과 함께 주요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자업체들은 제품 기능에 대한 연구개발(R&D) 뿐만 아니라 디자인 개발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3대 경영과제의 하나인 ‘기술경영’의 핵심으로 ‘디자인 경영’을 선정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2007년까지 제품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정상이 되겠다는 ‘글로벌 톱 디자인 by 2007’ 선포식을 가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디자인의 중심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에 디자인연구소를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은 기능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첨단 제품 분야에서 차별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디자인도 제품판매의 핵심 전략 요소인 만큼 패션화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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