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韓中)우의림 조성행사’에 참가하고 돌아온 대학생들이 12일 종로구 중학동 한국일보사 10층 한중(韓中)문화청소년미래숲센터 사무실에서 만나 행사의 의미와 느낀점에 대해 이야기 꽃을 피웠다. 4일부터 10일까지 황사 발원지인 중국 닝샤후이주(寧夏回族) 자치구 인촨(銀川) 과 베이징 등지에서 식목행사를 하고 돌아온 6명의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국내 환경보호를 위해 중국의 황사를 잠재울 숲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좌담에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4학년 김태상(24),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4학년 이원철(24) 김용진(24), 가톨릭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안지영(23·여), 숙명여대 일본학과 3학년 문혜정(23·여)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강윤주(23·여)씨가 참가했다.
이들은 먼저 "현지를 다녀오고 나서 황사는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에 대한 경고로 인식하게 됐다. 국민적인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황사는 수만년전부터 존재했던 자연현상이지만 최근 들어 무차별한 개발과 공업화로 사막화가 진전되면서 황사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으며 직접 체험해 보니 더욱 실감을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태상씨는 "5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30년에 1번씩 큰 황사가 있었는데 2000년에 들어서는 매년 10여 차례 이상 불어오고 있다"며 "사막을 직접 보니 앞으로 황사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생각에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원철씨도 "5일 링우(靈武)시 바이지탄 환경보호구에서 광할한 사막을 보면서 이곳의 모래가 우리나라는 물론 태평양까지 날아간다고 생각하니까 믿어지지 않았다"며 "서둘러 황사에 대한 대책이 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우의림을 조성할 때의 경험담이 쏟아졌다. 이들은 높이 1.5c의 묘목을 심으면서 "내가 심은 나무가 잘 자라 불청객 황사를 막아달라는 염원을 하면서 뿌리를 땅에 묻었다"고 말했다. 묘목을 처음 심어봤다는 안지영씨는 "물기가 나올 때까지 땅을 1c가량 파고 심었는데 3~4명이 함께 파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하지만 내가 우리나라의 환경보호를 위해 중국까지 건너와 황사를 막는 담을 만든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강윤주씨는 "여학생들이 땅을 파고 묘목을 심는데 힘들어 하니까 같이 작업을 하던 중국 남학생들이 도와주더라"며 "이번 행사 덕분에 환경보호도 하고 중국 학생들도 사귈 수 있어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김용진씨는 "우리가 심어놓은 묘목들이 질서 정연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반드시 몇 년 안에 다시 와 키가 훌쩍 커진 상태로 당당히 황사를 막아내는 광경을 확인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우의림 조성이 끝나고 6일 인촨 닝샤(寧夏)대학에서 열린 세미나는 황사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깨우는 자리였다. 직접 보고 놀랐지만 전문가들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니 더욱 상황이 심각하고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문혜정씨는 현지 사막화방지연구소 리성바오(李生寶) 소장의 강연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리 소장이 숲이란 풍속을 줄여 모래의 이동을 줄일 뿐 아니라 토질을 변화시켜 황무지를 경작지로 바꾸는 마술 같은 존재라고 설명할 때 숲의 고마움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행사가 한중 우호증진이라는 목적도 있는 만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우의를 다져야 한다는데도 의견일치를 봤다. 강윤주씨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중국 친구들에게 한국에 대해 홍보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문혜정씨는 "동북아 3국은 운명공동체이기도 하지만 현재는 역사분쟁으로 긴장관계에 놓여 있으니 우리도 그들에 대한 이해를 넓혀 가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좌담을 마치고 일어나면서 "우리가 현지에서 보고 느낀 것은 전체적인 황사 피해를 감안할 때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것"이라며 "우리가 보고 느낀 것을 동료 선후배들게 전파하는 것은 물론 제5기, 제6기 우의림 조성행사에도 반드시 참가할 생각"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정리=안형영기자 ahnhy@hk.co.kr
■ 4~10일 中서 나무심기 행사·세미나
한중(韓中)문화청소년미래숲센터가 주관하고 한국일보사와 KBS 대한항공 유한킴벌리가 후원, 문화관광부와 인천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포리올㈜이 협찬한 ‘제4기 황사 및 중국 사막화 방지를 위한 한중우의림 조성행사’가 4일부터 10일까지 중국 인촨(銀川)과 베이징 등지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5일 닝샤후이주(寧夏回族) 자치구 링우(靈武)시 바이지탄 자연보호구에서 토양유실방지작업과 묘목심기를 시작으로 6일에는 닝샤(寧夏)
대학에서 ‘황사와 사막화 방지’ 세미나를 열고 이곳 대학생들과 다채로운 문화교류행사도 가졌다. 이후 베이징으로 이동해 9일 베이징대 학생들과 함께 만리장성 부근에서 식목행사를 갖고 10일 귀국했다.
■ 황사/ 中·몽골 사막지대서 발원 국내 도착까지 3~5일 걸려
황사(黃砂·Asian Dust)란 중국과 몽골의 사막 및 황토지대의 누런 먼지가 저기압이 통과할 때 난류를 타고 상승해 이동해 낙하하는 현상, 또는 그러한 먼지를 의미한다. 주 발원지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지대, 즉 타클라마칸·텐겔·오르도스·고비사막 및 만주지방, 내몽골고원, 황하중류의 황토고원 등이다. 이 중 타클라마칸사막은 거리가 멀어 우리나라까지 황사가 날아오는 경우는 드물며, 만주의 경우 황사 발생 빈도는 드물지만 거리가 가까워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 북부 사막지대에서 발생한 황사는 우리나라에 도착하기까지 3~5일, 황토지대는 2~4일, 만주지역은 1~3일 가량 걸린다.
발원지에서 발생한 황사가 황해를 건너려면 배출량이 많아야 하고, 강한 편서풍이 불어야 한다. 또 상공의 황사가 우리나라 지표면에 떨어지지 위해서는 바람이 적고 온난·건조한 기상 조건이 필요하다. 4월에 우리나라에서 황사가 주로 발생하는 이유다.
황사가 발생하면 하늘이 황갈색으로 변하며 누런 미세먼지가 쌓인다. 황사는 농작물 등의 기공을 막아 생육에 장애를 일으키고 인체에 깊숙이 침투해 호흡기 질환이나 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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