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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대권경쟁

입력
2005.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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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유력한 대권후보인 정동영 통일장관과 김근태 복지장관이 네티즌 표심을 잡기 위한 ‘사이버 대권경쟁’에 돌입했다. 전당대회 같은 오프라인에서의 경쟁이 온라인까지 확대된 셈이다. 하지만 두 장관의 이미지와 성격 만큼이나 접근 방식은 사뭇 다르다.

정 장관측은 ‘온라인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500만명을 넘어선 게이머들을 겨냥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정 장관측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공을 들인 끝에 최근 한국 e-스포츠협회의 명예회장을 맡았다. 범정부 차원의 게임산업 진흥정책에 일조하면서 동시에 상대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층에게 자신을 각인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정 장관의 행보는 국민참여연대를 통해 당 안팎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국참연대 집행위원장이자 ‘미키루크’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우리당 이상호 청년위원장은 e-스포츠 정책추진단 건설을 준비 중이다. 정청래 의원 등 측근들은 오는 14일 프로게이머들과 게임 대결을 펼치는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이에 비해 김 장관측은 온라인상의 자원봉사 활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론 김 장관측도 e-스포츠협회에 관심을 가졌던 게 사실이지만 정 장관에게 선수를 빼앗긴 데다 ‘김근태=게임’이 맞지않는다는 판단 때문에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가벼움으로 흐르기 쉬운 온라인 활동에 사회봉사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 더 적절하다는 게 자평이다. 주축은 인터넷상의 열성 지지자 모임인 ‘김근태 친구들’. 현재는 200여명에 불과하지만 상반기 중에 1,0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 장관 본인도 동참할 생각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프로게이머를 위해 상무팀을 창단하겠다"는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병역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도 난색을 표명했다. 또한 김 장관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자발적인 자원봉사 네티즌들을 사조직화 하려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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