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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엔대사 지명자 청문회 혹독한 신고식/ 민주당 "볼튼 일방주의 유엔과 안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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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엔대사 지명자 청문회 혹독한 신고식/ 민주당 "볼튼 일방주의 유엔과 안맞아"

입력
2005.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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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외정책의 대표적 강경파인 존 볼튼(56) 유엔 대사 지명자가 11일 상원 외교위의 인준 청문회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민주당 의원들은 볼튼 지명자의 유엔 비판 발언과 국무부 군축안보담당 차관 시절의 정보판단 실패 및 인사 압력 의혹 등 과거 전력을 들춰내며 그가 유엔에 가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몰아세웠다. 볼튼 지명자는 조지 W 부시 정부와 유엔의 긴밀한 유대를 강조하는 것으로 민주당의 공세를 비껴가면서 자신의 외교 경력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논란에도 불구, 볼튼 지명자는 의회의 인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상원 외교위는 공화당 의원 10명, 민주당 의원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볼튼 지명이 무산되기 위해서는 공화당에서 최소한 1명이 이탈해야 하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공화당에서 유일하게 중립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링컨 차피(로드 아일랜드) 의원은 이날 오전 청문회 후 "민주당 비판자들이 내가 기대했던 만큼 강력한 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볼튼의 답변에 대체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외교위는 12일 이틀째 청문을 한 뒤 14일께 표결할 예정이다. 미 상원은 공화 55석 대 민주 45석의 분포를 보이고 있어 외교위의 표결 결과가 본회의에서 뒤집힐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민주당의 이날 공세는 볼튼 지명자의 일방주의적 성향이 다자외교의 중심무대인 유엔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맞춰졌다. 민주당의 대표적 공격수인 바버라 복서(캘리포니아) 의원은 "38층 유엔 본부의 10개 층이 없어져도 달라질 것 없다"고 한 10년 전 볼튼 발언이 담긴 비디오 화면을 보여주며 "이 지명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볼튼 지명자는 "10개 층 운운한 것은 청중의 시선을 끌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며 "유엔이 더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할 조직이라는 점을 말하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볼튼 지명자는 민주당 의원들과의 정면 대결은 피했지만 유엔 개혁에 대한 부시 정부의 의중을 숨기지는 않았다.

볼튼 지명자는 "유엔은 때때로 궤도에서 벗어나기도 했다"며 간접 비판한 뒤 "유엔의 개혁은 미국의 명확한 지도력을 요구한다"고 말해 미국 주도의 유엔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구성"이라며 "일본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부터 상임 이사국 진출을 강력히 주장해왔고 이런 희망은 최근 수년간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방청객 3명이 "볼튼 안돼(No Bolton)"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습 시위를 해 청문회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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