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스포츠 중계를 좋아하지 않는다. 3년 전 월드컵 때에도 한 번 그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런 빅게임을 한 방송사만 중계하지 않고 모든 방송사가 다 중계하는 것을 모든 방송이 같은 드라마를 내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길 정도다.
예전에 내가 삼미 슈퍼스타즈의 올드 팬이었던 시절(아, 생각난다. 감사용, 인호봉, 다음해 너구리 장명부까지) 거실에 앉아 야구 중계를 보노라면 지나가며 한 마디 툭, 이렇게 묻기도 했다.
"야구 선수들은 왜 공 한 번 던질 때마다 기도를 해요?" "무슨 기도?" "조금 전에도 했잖아요. 가슴 찍고 어깨 찍고 머리 찍고." 공을 던지기 전 투수가 포수에게 보내는 사인을 기도로 생각한 것이다.
골프에 대해서도 처음엔 저 아까운 공을 깊은 구멍에 빠뜨려 다시 못 꺼내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구멍이 깊지 않다고 하자, 그럼 구멍도 깊지 않은 곳에 공을 왜 빠뜨려 넣느냐고 물었다.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가 삼미 슈퍼스타즈의 옛선수들을 떠올릴 때, 부산 구덕 구장에서 장내 경찰 몰래 오징어 안주에 소주를 마시던 때를 추억하는 또 다른 올드 팬도 있을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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