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테랑 환전상 김모(68·여)씨는 지난 1일 100달러짜리 200장(한화 2,000만원 상당)을 환전해 줬다. 육안과 촉감, 후각을 동원해 진폐임을 확신했다. 하지만 자신의 위폐감별기에 돈을 넣자 ‘suspected(의심스러움)’이란 경고문구가 떴다. 초정밀 ‘슈퍼노트’였다.
# 국민은행 부천 중동지점. 4일 한 고객이 100달러짜리 101장을 환전하러 찾아오자 세계 정상급 위폐감별기 CF200모델이 진폐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며칠 뒤 경찰조사 결과 ‘슈퍼노트’로 밝혀졌다.
국내에서 발견된 외화 위조지폐 중 사상 최다액인 14만달러어치의 신종 초정밀 미화 100달러짜리 슈퍼노트 1,400장을 유통시킨 일당 4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남대문경찰서는 12일 중국에서 슈퍼노트를 대량으로 들여와 환전한 혐의(위조외국통화 수입)로 이모(49)씨를 구속하고 환전을 도운 이씨의 부인 김모(45)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5, 30일 중국 선양(瀋陽)의 환전 브로커인 재중동포 정모(41)씨로부터 100달러짜리 위폐 1,400장을 받아 입국한 뒤 자신의 부인과 처형을 시켜 남대문시장에서 2차례, 경기 부천의 은행 2곳에서 5차례 등 모두 12만달러를 환전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 등은 은행 직원들이 위폐감별기의 정확한 사용법을 모르는 등 관리소홀로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고 5번 모두 환전에 성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남대문시장 환전상들이 뒤늦게 자체 위폐감별기로 위폐 여부를 확인, 경찰에 신고해 덜미가 잡혔다.
국가정보원은 "발행번호 ‘CB’ ‘CF’로 시작하는 2001년산 100달러짜리 미국 달러는 꼭 정밀감식을 받아야 한다"며 11일 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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