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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로 돌아온 이선희/ 4년만에 13집…전곡 홀로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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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로 돌아온 이선희/ 4년만에 13집…전곡 홀로 작업

입력
2005.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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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일기장에 내 얘기를 쓰는지, 내가 많이 어여쁜지, 바쁠 때 전화해도 반가운지….’ (‘알고 싶어요’·1986)

19년 전 가사처럼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안달하던 어린 소녀가 어느새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40대 아줌마가 됐다. 이선희(41)가 4년 만에 13집 음반 ‘사춘기’(四春期, 思春期가 아니다)를 냈다. ‘사’(四)자에서 그녀가 나이 들었음에 새삼 놀라면서, 그래도 여전히 고민 많고 예민하고 가끔은 세상 모르는 듯한 모습에 여전히 그녀는 ‘사춘기’라는 생각도 든다.

새 음반의 타이틀곡은 ‘인연’. 그런데 세 번째 트랙 ‘알고싶어요Ⅱ’가 더 궁금했다. "‘알고싶어요’의 그녀가 나이 들면 어떻게 될까 상상을 해 봤죠. 그 때의 설레임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 무디어진 사랑. 그 조바심과 설레임을 다시 찾고픈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번에는 이선희가 전 곡을 작사, 작곡하고 프로듀스했다. 10집 때도 모든 작업을 혼자 했었지만 느낌은 확연히 달랐단다. 예전에는 강박증에 시달렸는데, 이번에는 속에 담긴 게 자연스레 쏟아져 나왔다. "나이가 들고, 세상을 차분하게 관찰할 수 있어 그런가 봐요." 새 음반은 여자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친한 여자 후배들과의 연애 이야기, 결혼 이야기 등 일상적인 수다에서 소재를 찾았다. "전에는 내가 다른 여자들과는 다른 삶을 사는 줄 알았는데, 결국 사는 건 다 똑같더라"고도 했다.

지인들이 그녀를 일컫는 ‘털 없는 산신령’처럼 그녀는 단조롭지만 건강한 생활을 즐긴다. 19세,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발을 디뎠음에도 큰 하강이나 부침 없이 20년 넘게 건재할 수 있던 것도 그 성격 덕일지 모른다. 최고로 꼽는 취미생활이 읽고 싶은 책 들고 한강변에 나가는 것이다. "저야 일상이 웰빙이죠. 음악 듣고, 소식하고, 육류는 두 세 달에 한 번이나 먹을까? 일찍 자고 자주 운동하고. 차 트렁크에 운동 준비물 항상 넣어 다니면서 시간만 나면 운동해요." 공간만 있으면 배드민턴을 치고, 남산 산책로를 걷고, 북한산이나 청계산도 종종 오른다. "고백하면, 다른 노래는 다 남의 이야기인데 ‘사과나무 아래서’만은 제 이야기에요. 상처도 있었고 그래서 마음 열기를 두려워했지만, 이제 사랑이 있다면 그냥 찾아와 줬으면 좋겠어요." 수줍게 얘기하며 잠시 그녀는 ‘J에게’나 ‘알고싶어요’를 부르던 그 시절 소녀 같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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