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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푸틴" 러 油田투자 주의보/ "외자 유치" "국유화" 러 정책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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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푸틴" 러 油田투자 주의보/ "외자 유치" "국유화" 러 정책 오락가락

입력
2005.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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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전에 투자하는 것은 푸틴에 놀아나는 것?

유전 등 에너지분야에서 외국 투자자에게 유인책을 제시하는 최근 러시아 정부의 해외자본 유치정책은 과거의 예를 볼 때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15일자)에서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외국인 투자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정작 당국은 정치논리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정책만을 반복해 왔을 뿐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푸틴 대통령의 말이라도 액면 그대로 믿지 말라는 경고이다.

이 잡지는 러시아 최대 민간 석유기업이었던 유코스 사태를 단적인 예로 들었다. 구 정권과 유착하며 탈세까지 한 기업을 제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서방은 정치적 음모가 깔린 괘씸죄로 여겼다. 여기에는 유코스의 유전에 투자했다 유코스가 파산하면서 한푼 보상도 못받고 투자금을 날린 데 대한 서방의 불쾌한 감정이 깔려있다.

유코스 사태 이후 러시아의 외국자본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은 당연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코스에 2004년 말까지 무려 280억 달러(28조원)의 세금을 추징토록 한 뒤 유코스가 세금을 못 내자 개발 중인 유전을 몰수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푸틴은 올 초 "유코스 사태가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2월 석유 등 전략자원을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해 투자자들을 다시 한번 어리둥절케 만들었다. 석유 천연가스 금 동광 등의 개발 자격을 러시아 지분이 51% 이상인 기업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외국기업의 유전 및 천연가스 독점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사할린에 투자한 자본들은 부랴부랴 헐값에 회사매각을 추진하는 등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한달 만인 지난달, 이번에는 국영 에너지기업에 대한 투자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다시 말을 뒤집었다. 세계최대의 천연가스생산업체인 가즈프롬에 대한 외국인 지분확대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미국에서 발행된 주식예탁증서(ADR)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규제를 고쳐 러시아에서 거래되는 가즈프롬 주식도 매입할 수 있도록 외국 투자자에게 허용했다. 미개발 자원에 대해서도 지분 소유 규정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에너지 분야는 서방의 군침을 돌게 할만한 무한한 개발 잠재력을 갖고 있으나 정치논리에 따른 반 시장친화적 정책이 이 가능성을 희석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러시아의 원유 매장량은 200억 톤 정도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천연가스 부존량도 236조㎥에 달해 세계 부존량의 32% 정도를 차지한다. 대부분이 미개발상태다. 최근 몇 년간 사할린 등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지역은 지난해 드러난 외국인 투자액만 17억 달러(1조7,000억원)에 이르는 등 서방의 에너지 각축장이 돼왔다.

이 잡지는 "러시아가 유가 폭등 등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국제 에너지 환경을 경제성장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정책이 선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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