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때로는 남북관계에서도 쓴소리를 하고 얼굴을 붉힐 때는 붉혀야 하며, 이웃(일본)과도 쓴소리를 하고 붉힐 때는 붉혀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남북관계는 상호 존중하고 약속을 지키면서 이뤄져야지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대로 한쪽이 끌려가는 상황이 되면 건강한 발전이 어렵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언급은 6자회담 및 남북 대화에 소극적인 북한을 향해 기존의 태도를 바꿔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압박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3면
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은 남북 비핵화에 합의해 놓고 무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미국의 위협을 이유로 한국을 무시하고 핵을 가질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은 북핵 문제에서 한국을 당사자로 인정하지 않지만 우리는 참고 있다"고 말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공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지만 핵무기 비확산에 합의한 만큼 이 질서는 존중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대화에는 일체의 조건이 없다"면서 "다만 비료 지원은 북한이 공식대화 창구에 나와 요청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평화선언도 하고 싶지만 대화의 원칙을 지키면서 할 수밖에 없다"며 "6·15 공동선언에 따라 답방을 하기로 돼 있으면 답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11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의 ‘북한 주권국가 인정’ 발언 등을 긍정적으로 해석해 북한의 이익에 맞게 행동하는 게 뭔가를 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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