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이 1980년대까지 수십개의 소형 핵폭탄을 보유했던 사실이 복수의 현지 소식통의 증언에 의해 밝혀졌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이는 1993년 핵 폐기를 선언했을 당시 남아공이 발표했던 핵무기 수량(완성 핵무기 6기, 제조 중 핵무기 1기)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현재 남아공에 미공개 핵무기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남아공 정보관계자는 "80년대 보유했던 핵탄두는 수십 발에 이르며 국영무기공사와 군의 일부가 관리했다"며 "순항미사일과 장거리포에 사용할 수 있는 소형도 있었다"고 밝혔다. 핵무기 관리를 맡았던 전 간부는 또 "공표된 것과는 별도로 축구공 만한 크기의 핵무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 간부도 "80년대 남아공의 핵개발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고 밝히는 등 많은 관계자들이 소형 핵무기의 존재를 증언했다. 이 핵무기는 히로시마(廣島)에 투하됐던 원자폭탄의 수분의 1 이하의 소규모로 실전에서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그 후 남아공 정부가 이 핵무기들을 폐기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남아공은 역사적인 흑인 정권의 수립(94년)에 앞서 93년 핵 폐기를 선언해 국제사회의 박수를 받았으나, 실제 핵무기 폐기 실태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당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남아공 정부가 관련 자료를 모두 폐기했기 때문에 고농축우라늄 보유량과 핵무기 개발의 전체상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남아공은 70~80년대 앙골라에 주둔 중이던 쿠바군의 침공에 대비해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왔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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