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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 神, 또 우즈를 택하다/ 美 디마르코와 연장 끝 '감격의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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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 神, 또 우즈를 택하다/ 美 디마르코와 연장 끝 '감격의 우승'

입력
2005.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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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미국)가 ‘골프황제’에 재등극했다. 이번 대관식의 예복은 생애 4번째의 마스터스 ‘그린 재킷’이었다.

우즈는 11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7,270야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협회(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골프대회(총상금 7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4타를 줄인 크리스 디마르코(미국)와 12언더파 276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홀(18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내 시즌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997년과 2001년, 2002년 3차례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우즈는 이로써 4번째 그린 재킷을 입었다. 특히 2002년 US오픈 이후 이어져온 메이저대회 10개 연속 무관 행진에도 마침표를 찍고 메이저 타이틀은 9개, 통산 타이틀은 43개로 늘렸다.

우즈는 또 3월21일 비제이 싱(피지)에게 빼앗겼던 세계랭킹 1위를 22일만에 되찾으며 마스터스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 상금 126만달러를 받아 PGA투어 상금랭킹에서는 2위(368만7,090달러)로 올라서며 1위 필 미켈슨(미국·384만2,456달러)을 따라붙었다.

우즈는 1번(파4), 2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손쉽게 우승을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우즈만 만나면 주눅이 들곤 했던 디마르코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거세게 반격에 나서 두 선수는 아멘코너(11∼13번홀)부터 대접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10번홀(파4)에서 우즈의 보기를 틈타 2타차로 좁힌 디마르코는 11번홀(파3)에서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1타차로 바짝 추격했다. 디마르코는 12번홀(파3)에서 그린을 놓치면서 2m 파퍼트를 실패, 다시 2타차로 처졌지만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1타차로 우즈를 압박했다. 15번홀(파5)에서 버디에 버디로 응수한 우즈와 디마르코의 승부는 16번홀(파3)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우즈는 16번홀에서 눈을 의심할 정도로 놀라운 버디를 성공시켰고, 디마르코는 버디 퍼트에 실패했다. 2개홀을 남기고 타수차가 다시 2타차로 벌어진 것이다.

우즈가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트린 것일까. 거짓말 같은 행운에 들뜬 우즈가 17번홀(파4)과 18번홀(파4)에서 잇달아 실책을 범하면서 기울어졌던 승부의 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우즈가 17번홀에서 티샷 실수와 어프로치 미스로 보기를 범한데 이어 18번홀에서도 두번째샷을 벙커에 집어넣으면서 1타를 더 잃는 바람에 파행진을 벌인 디마르코와 연장전을 벌이게 된 것. 디마르코 입장에선 4라운드 18번홀에서 그린 밖에서 친 칩샷이 홀을 돌아 나온 것은 억장이 무너지는 불운이었다.

역전패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 우즈의 뚝심은 연장전에서 발휘됐다. 연장전 6승1패의 뒷심을 발휘해온 우즈는 18번홀에서 벌어진 연장 첫홀에서 4.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2시간 혈투를 마감했다.

우즈가 이날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거두자 우즈의 ‘천하 통일론’이 대두되고 있다. 우즈의 가장 큰 강점인 강인한 승부근성과 몰아치기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한편 세계랭킹 5위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함께 공동3위에 올랐고, ‘넘버1’에서 밀려난 비제이 싱(피지)은 4언더파 284타로 공동5위를 차지했다.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는 최종합계 6오버파 294타로 공동33위에 그쳤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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