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 책 읽는 소리 행복해요
늦은 저녁을 먹고 상을 물리는데 큰아이가 대뜸 책을 읽고 싶다고 한다. 엄마가 읽어 주기만을 바라는 아이가 혼자 책을 읽겠다니 반가운 마음에 칭찬 섞인 말로 답을 한다.
“그래, 우리 진현이 이제 책 읽기를 좋아하네. 큰소리로 읽으며 그림도 보고 생각하면서 읽어봐.” 딸아이도 어느새 옆에 같이 앉아 책을 읽기 시작한다. 저녁 공기를 가르며 아이들의 책읽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마음속에선 뿌듯함이 밀려든다.
큰아이는 어릴 때부터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 주었는데도 스스로 책읽기를 싫어하고 책에 글씨가 많으면 꺼려 한다. 하지만 딸아이는 태교 때부터 책을 읽어 주어서인지 책을 너무 좋아하고 혼자서도 읽기를 잘한다.
“엄마, 정말이네. 그림 보고 소리내어 읽으니까 더 재미있네. 이제 읽는 것도 빨라지네.” “그렇지? 계속 그렇게 읽으면 책을 잘 읽을 수 있어.”마치 이제 걸음마를 내딛는 아이를 보듯 책에 흥미를 보이는 아들녀석에게 기대감을 맘껏 실어 본다.
딸아이는 책읽기를 좋아해서인지 줄거리 파악을 잘하고 내가 읽어준 대로 할머니 대사 부분에서는 할머니 목소리를 넣어가며 읽기도 한다.
하루는 피곤해서 누워 있으니 “엄마, 오늘은 피곤해서 책 못 읽어줘? 한 권만 읽어 주지”라고 조른다. “엄마 너무 피곤해서 자야 돼. 내일 많이 읽어줄게.” 하니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우는 것이었다.
마음 속에선 아들녀석과 딸아이를 반반만 섞었으면 좋겠다고 투정을 부려본다. 내심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큰아이에 대한 불평을, 가끔씩 딸아이에게는 소홀함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 저녁 아이들의 책읽는 소리에 잠시 욕심을 잊어버릴 만큼 행복감이 밀려드는 건 내 작은 일상의 소중함이다.
http://blog.daum.net/sonmj2019/1445777
■ 웰빙, 웰빙… 웰빙 유감
웰빙(well-being).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 공해, 인스턴트 식품 등으로부터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 요즈음 툭하면 웰빙이라는 말을 가져다 붙인다.
웰빙의 우리나라 말은 ‘참살이’란다. 국립국어 연구원에서 붙인 이름이란다. 참살, 튼실, 잘살이, 행복찾기, 금빛 등의 후보에서 정한 말이 참살이란다. 최근에 웰빙이란 말이 상업적으로 퍼지면서 웰이팅(well-eating), 웰스터디(well-study), 웰룩킹(well-looking), 배드빙(bad-being)이란 용어까지 난무하는 걸 보면 기가 막힐 정도이다.
아파트에 무슨 벽지 하나 바르고 웰빙 아파트, 황토방에도 웰빙 광고, 음식에 야채가 많이 들어가면 그것도 웰빙이란다. 옷에도 무슨 무슨 숨쉬는 소재가 들어가 있다고 웰빙이다.
결혼 안하고 혼자서 즐기는 것에도 웰빙이라는 말이 붙었다. 심지어는 무슨 산소방 같은데 가서 돈 주고 산소 마시면 웰빙족이란다. 웰빙 가전이라고 비데나 공기청정기에 웰빙이라는 말이 붙는다. 웰빙 여행 상품이 날개 돋힌 듯이 팔리고, 무슨 무슨 웰빙 먹거리하면 비싸도 잘 팔린단다. 일반 깻잎이 한단에 450원인데 무공해 유기농 웰빙 깻잎은 1,100원이란다.
우리 말로 하면 ‘좋은 것’, 물질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좋은 것을 의미하는 용어가 바로 웰빙이다. 아파트가 조금 낡으면 어떻고, 굳이 야채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음식 맛있게 먹으면 그게 바로 웰빙이다.
집안에 꽃이나 화초가 없어도 가족이 화목하고 즐겁고 이야기꽃이 만발할 수 있으면 그게 바로 웰빙이라고 생각한다. 웰빙족에 들어가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과 같은 신문 TV의 광고도 문제이다.
마음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몸이 큰가 마음이 더 큰가? 물론 마음은 몸 속에 들어가 있지만 그 몸을 지배하는 것은 마음이다. 그래서 마음이 더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웰빙이란 바로 마음을 편하게 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고 생각한다. 물질적인 것은 남을 위한 과시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들에 핀 이름모를 들꽃 한 송이, 들풀 한 포기에서도 생명을 느끼고, 지저귀는 새소리를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소리로 들을 수 있으면 그게 바로 웰빙이다. 마음이 부자이기 때문이다. 자기중심적 웰빙은 더이상 웰빙이 아니다.
나 하나 웰빙하자고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웰빙하는 사회가 진정한 웰빙이다. 웰빙이라는 의미 속에는 ‘더불어’ ’어울림’이라는 의미가 짙게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과연 당신은 진정한 웰빙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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