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선 선거구제 개편 및 개헌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 문희상 의장의 잇딴 지역구도 해소 언급에 따른 것이다.
열린우리당 이호웅 의원은 "동서 지역구도는 여전히 정치·정당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비례대표를 늘리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홍 의원도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이 지역주의 타파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총리는 답변에서 "소선거구제가 한계가 있다는 것은 13대 국회때부터 5대에 걸쳐 확인했다"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지역구도 완화에 유효한 제도"라고 동의했다.
그러나 우리당 지병문 의원은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여권 전반의 기류와 달리 "득표율과 의석 점유율의 간극이 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중대선거구제는 수용이 불가능한 제도"라고 말했다. 그는 "유신 때 처음 도입된 중대선거구제는 여야의 동반당선을 유도해 여당의 안정의석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고 폐해를 지적한 뒤 소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연동을 주장했다. 민노당 천영세 의원도 "노 대통령이 효과가 없어 폐기 처분된 중대선거구제를 언급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며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했다.
조속한 개헌추진 요구도 많았다. 이호웅 의원은 "개헌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고 시기·방법 등에 대한 여야 간 이견도 크지 않다"며 정부의 적극적 준비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은 "의원내각제와 양원제로의 개헌을 통해 대통령제의 폐단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개헌논의 시점에 대해 "내년 6월에 논의하자는 것은 또 다시 졸속으로 정략적 개헌을 하자는 것"이라며 "당장 국회 내에 헌법연구위원회와 국민헌법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해찬 총리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 시기 불일치 등 현행 헌법의 문제점을 들며 개헌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논의 시기는 내년 지방 선거 이후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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