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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칼럼/ 대학 개혁도 패러다임 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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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칼럼/ 대학 개혁도 패러다임 전환을

입력
2005.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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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가는 ‘구조조정’의 격랑을 맞고 있다. 정부가 50개 국립대학을 35개로 통폐합하고, 매년 수천억 원의 예산을 대학구조조정 지원에 투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대학의 숫자와 각 대학 내 유사 중복 전공들이 과잉 상태에 있다는 점에서 대학가는 어떤 식으로든 구조의 변화는 거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모든 교육 개혁은 모순을 해소하고 교육조건을 최적화하여 궁극적으로 교육 발전과 진보를 이루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의 대학개혁 정책이 고려해야 할 중요한 몇 가지 사항들이 있다.

한국 고등교육의 본질적 문제는 대학 수가 많다는 것보다 창조적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문제의 핵심은 ‘기초학문 교육’ ‘응용학문 교육’ ‘예체능 교육’ ‘직업전문 교육’의 각 영역이 고유 성격과 필요에 맞게 구조화하지 못한 채 한통으로 섞여서 모든 대학 그리고 모든 전공이 닮은꼴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추진되는 구조조정의 결과는 숫자와 규모의 조정만 이루어진 닮은꼴 대학들의 존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런 구조 내의 조정이 아니라 구조 자체의 과학적 개혁이다.

한국의 고등교육이 당면한 우선적 개혁 과제는 직업전문교육과 기초학문교육 체계를 분리하고, 각 체계의 고유한 필요를 최적화해내는 일이다.

교육 영역마다 필요한 구조와 규모와 경쟁력의 조건이 다른데 하나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잣대와 하나의 목표로 상대화하여 구조조정을 한다는 일은, 마치 세탁기 안에 흰 빨래와 유색 빨래를 섞어 돌리거나 밥과 죽을 한 그릇에 담아 상을 차리려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 정책은 본질적인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우선 과학적인 고등교육 체계 자체의 새로운 구조화의 그림을 먼저 그려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로스쿨’이나 ‘의학전문대학원’과 같은 대학원급 직업전문교육 기관으로의 진로와 더불어 단순 기술숙련이 필요한 학부 수준 또는 고등학교 수준의 직업전문교육 기관을 직업 성격과 교육 내용의 조건에 따라 최적의 체계로 재편해야 할 것이다.

기초학문 교육과 응용학문 교육도 각 영역의 특성에 따라 국가차원에서 필요한 규모와 전략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 그 뒤 전체적인 구조의 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에 맞추어 각 대학이 스스로의 조건에 맞는 고유한 비전을 채택하여 변화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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