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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칼럼/ 11년만에 족쇄 푼‘태백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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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칼럼/ 11년만에 족쇄 푼‘태백산맥’

입력
2005.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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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 작가와 ‘한국 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을 쓴 최장집 고려대 교수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이 법률적 판단은 조 작가에게는 11년이, 최 교수에게는 7년이 걸린 일이었다. 이번 결정이 검찰 내부의 인사문제와 연관된다는 지적이 있지만, 우선은 학문과 사상,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인정할 수 있을 만큼 한국 사회가 성장했다는 한 징표로 받아들이고 싶다.

검찰은 ‘태백산맥’에 대해서 "사회의 비판적 토론 속에 여과될 수 있는 수준"이며, 최 교수의 연구에 대해서는 " 한국현대사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기존 학설이나 주장과는 다른 견해를 제시한 것"이라며 무혐의 이유를 설명했다.

단서를 조금은 단 듯한 이같은 배경설명에도 불구하고 이적 표현물에 대한 판단 기준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들이 있는 경우"로 과거보다는 좀더 명확해졌다.

1986년 발간된 소설 ‘태백산맥’은 이적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600만부 이상 팔리며 대학가의 필독서로, 최 교수의 저서는 한국정치학사의 주요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사상과 학술에 대한 판단은 법률적인 일방적인 잣대로 재단될 수 없고, 독자와 국민들에 의해 시간을 두고 평가될 사안이다. 군부독재시대를 거치며 맹위를 떨치던 ‘국가보안법’은 태생의 배경에서부터 존재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이 판결을 계기로 최 교수의 지적대로 "이성적 사유 전체를 억누르는" 국가보안법의 개폐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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