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기식 로또수능’ 보다는 ‘선택형 뷔페수능’에 잘 적응한 수험생들이 고득점을 얻을 겁니다."
11월23일 전국적으로 60만여명의 수험생들이 치를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부 시행계획’을 최근 발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정강정 원장은 7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로또’와 ‘뷔페’라는 두 가지 색다른 용어를 사용하면서 올 수능의 특징을 설명했다. 7차 교육과정 하에서의 수능은 적성과 소질을 바탕으로 학습경험이 많고 자신 있는 과목을 택한 수험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섣불리 점수 따기 쉬운 과목만 고르다가는 상대평가형인 수능에서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정 원장은 또 "올 수능은 난이도 조절에 특히 역점을 두고, 현직 고교 교사의 수능 출제위원 비율을 4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_선택형으로 처음 치른 지난해 수능에서 윤리 한국지리 등 일부 과목은 2등급이 아예 없었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셈인 데.
"지난해 문제가 됐던 일부 과목의 예상 정답률과 실제 정답률의 차이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문제의 원인을 찾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좀 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_난이도 조절은 결국 출제위원들의 몫이 아닌가.
"난이도를 적정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우선 출제위원들의 문항 개발 능력을 제고시킬 계획이다. 쉬운 문항에서 어려운 문항까지 고르게 출제할 수 있도록 모의평가 및 수능 워크숍을 통해 난이도 조절 관련 연수를 강화하겠다. 지난해 ‘물수능’ 비판이 제기됐던 일부 선택 과목은 문항 검토 위원수를 늘려 과목간 난이도 차이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_교육인적자원부는 EBS 수능강의의 ‘체감 반영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수능 출제당국에서 EBS 수능강의 반영률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 다만 정부가 수능강의를 일종의 공교육으로 선언했기 때문에 수능과 수능강의를 연계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나."
_해마다 출제위원 선임의 적절성을 놓고 말들이 많다. 출제인력풀이 구성됐다는 데.
"출제위원 구성을 다변화하고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출제인력풀 구축을 끝냈다. 인원은 3월 말 현재 3,593명이다. 대학교수가 1,690명, 고교 교사가 1,818명, 연구원 등 기타 인원이 85명이다. 2006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은 인력풀 내에서 영역별, 세부 전공별로 무작위 추출한 뒤 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와 본인 확인 등의 검증 절차를 거쳐 확정한다."
_교육계에서는 고교 교육과정을 가장 잘 꿰고 있는 현직 교사들의 수능 출제 참여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고교 교사 출제위원 비율이 38%였지만 올해는 40% 이상으로 할 생각이다. 2008년까지는 절반을 현직 고교 교사로 채운다."
_자격고사화 등 수능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능 자격고사화는 현실적으로 부적합하다. 대입정원이 고교 졸업 정원을 한참 초과해 자격고사는 무의미하다. 또 수능이 자격고사 정도로 격하되면 대학 본고사 부활로 이어질 게 뻔하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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