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사랑의 해피엔딩인가. 집요한 불륜의 승리인가.
9일 찰스 영국 왕세자와 결혼식을 올린 카밀라 파커 볼스(57)는 조용한 성격이다. 언론의 추적을 받은 지 10년이 됐지만 아직 대중에게 실체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카밀라는 1947년 런던에서 평민의 딸로 태어났다. 미혼 시절 이름은 카밀라 샌드로 런던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프랑스와 독일에 유학했다. 찰스와는 70년 윈저성의 폴로 경기에서 처음 만났다. 카밀라는 찰스에게 "내 증조모가 당신 고조부인 에드워드 7세의 정부였다"며 접근했다. 둘의 만남은 71년 찰스가 해군에 입대하면서 일단락됐으나, 73년 카밀라가 찰스의 친구인 기병장교 앤드류 파커 볼스와 결혼하면서 재개됐다. 이후 둘은 ‘가장 신뢰하는 친구’사이로 발전한다. 전 남편과 사이에는 1남 1녀가 있다.
81년 찰스가 다이애나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것도 카밀라의 권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인들에게 카밀라의 이미지가 나빠진 것은 다이애나의 분노 때문. 95년 다이애나는 TV에 출연해 "우리 결혼에는 3명이 있어서 좀 북적거렸다"며 카밀라를 비꼬았다. 이런 연유로 같은 해 카밀라는 남편과 이혼했다.
그러나 찰스는 카밀라를 옹호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찰스가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존심이 센 다이애나보다 차분하고 배려심이 깊은 카밀라를 좋아했을 것이라고 영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다이애나가 사망한 이후 왕실의 재혼 반대나 국민들의 분노나 빈정거리는 여론에도 꿋꿋이 견뎌내 "집요하다"와 "인내심이 강하다" 등으로 의견이 갈렸다. 생전의 다이애나는 카밀라를 사냥감을 한 번 물면 놓지 않는다는 ‘로트바일러 개’로 비유했다.
화려한 다이애나와 비교해 평범한 얼굴에 수수한 모습으로 인기는 떨어진다. 패션감각도 떨어져 찰스와 ‘한 쌍의 잘 어울리는 오래된 슬리퍼 같다’는 악평도 들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서로가 편안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의 지인들은"카밀라는 왕비자리에 대한 야심이 없으며 다만 사람들이 자신을 더 이상 증오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두둔했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카밀라가 몸을 낮추고 있는 것도 계산된 행동이라면서 차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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