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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私學] (1) 내달 5일 100돌 고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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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私學] (1) 내달 5일 100돌 고려대학교

입력
2005.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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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정의 진리’의 100년 포효는 계속된다. ‘민족사학’ 고려대가 다음달 5일 개교 100돌을 맞는다. 1905년 5월5일 교육구국의 기치아래 설립된 고려대는 한 세기 동안 우리사회의 근대화 민주화의 시대정신을 선도해왔다. 지난 10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민족의 대학에서 세계의 대학’으로 웅비하려는 고대의 100주년 기념사업과 다음 세기의 청사진을 소개한다.

◆ 막걸리에서 와인으로…

고대는 개교 100주년 기념품으로 와인을 택했다. 100년 동안 이어진 ‘막걸리 고대’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한 아이디어. 새로운 출발의 상징이다. 지난해 교수 5명이 ‘소믈리에’로 임명돼 프랑스산 와인 ‘라 카르도네(2000년산)’를 2만병 주문했다.

상징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100주년 기념일에 연면적 6,968평의 100주년 기념관을 개관한다. 여기에는 기획전시실과 역사·민속·미술 상설전시실과 국보급 문화재를 보관할 수 있는 항온항습 수장고를 갖춘 박물관, 주민을 위한 문화정보센터 등이 들어섰다. 편찬사업은 기본. ‘고대 100년사(총4권)’와 ‘고대 100년 화보집’은 국문과 영문으로 출간된다. ‘고대학생운동사’ ‘고대문화사’ ‘고대체육사’ ‘고대스포츠 100년 명승부 명선수’ ‘민족을 빛낸 고대 100인(사진집)’등은 CD와 함께 제작된다. 5월 4일에는 전세계 23개교 80여명의 대학총장과 외국 석학, 국내 총장을 초빙해 ‘세계대학총장 포럼’을 개최한다. 5월 말에는 ‘한국, 새로운 100년을 향한 성찰과 전망’이란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준비 중이다. 노벨상 수상자 강의 시리즈를 3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문화행사도 빠질 수 없다. 고대오케스트라 기념연주회 및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음악회, 고구려와 동아시아 특별전, 우리나라 자원식물의 종자와 생태 사진 전시회, 학교관련 소장품 전시회 등이 예정돼 있다. 고대의 대표적 행사 중 하나인 ‘4·18기념 마라톤’에는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고대100년 타임캡슐, 기념우표 발행, 지역주민을 위한 고대부속병원 1일 무료 진료, 1905년생 초청 경로잔치 등 이색 기념행사가 준비돼 있다.

◆ 세계 100大대학 진입 토대구축 원년

축제가 전부는 아니다. ‘글로벌 KU(Korea University·고려대) 비전’을 선포하고 올해를 세계 100대 대학 진입 토대구축 원년으로 잡는다. 목표는 국제경쟁력 향상, 글로벌 리더 양성에 있다. 2010년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한다는 야심이다.

고대는 국내 대학 중 영어공용화를 가장 먼저 선언했다. 현재 일반교과목의 25%가 영어로만 강의한다. 5년 뒤엔 영어강의가 50%로 늘 전망이다. 펀드를 조성해 외국인 교수 영입을 확충하고 있다. 영어 강의만 아니라 학생들의 토론, 학교 행정까지 영어로 하는 진정한 영어 공용화를 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을 위한 호텔 수준의 기숙사 ‘I-House’도 올해 완공했다.

세계로 향한 ‘글로벌 캠퍼스’도 추진중이다. 외국어문학 전공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한 학기 학점을 해당 언어국 대학에서 따야 하고, 전체 학생의 20% 가량 되는 1,000명이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현재 학술협정을 맺은 곳은 49개국 395개교. 교직원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2003년 132명을 시작으로 해외우수대학 벤치마킹을 위해 해외로 내보내고 있다.

‘과학 고대’를 주창하며 자연과학 분야에 투자를 늘이고 있다. 생명환경과학, 의대 등에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의대 교수에겐 매년 2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토록 하고 있다. 또 ‘한국학’ 분야에도 40억원을 투자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한국학센터’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교육환경 혁신을 위해 막대한 기부금을 낸 기부자에게 건물이름을 선물하고 있다. ‘LG-포스코 경영관’ ‘CJ아이하우스’ ‘SK 정보관’ 등이 그것이다. 지난해 리모델링한 중앙도서관에는 장애인 전용 검색대와 전담사서제, 전용휴게실, 음성지원시스템까지 갖춰 글로벌 수준에 맞췄다. 바야흐로 고려대는 새로운 100년을 향해 도약하고 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혁신 앞장 어윤대 총장/ "5년뒤엔 외국서 더 인정받을것"

"명문을 버려라!"

학교 홍보 팸플릿에 고려대 어윤대(60) 총장은 다소 도발적인 문구를 적었다. 세계 최고의 대학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논리다. 어 총장은 "미국에선 대학 순위 지표 중 학생만족도를 가장 중시할 정도로 끊임없는 개혁과 변화를 추구한다"며 "부단한 자기 노력 없이 과거 명성에만 안주하려 한다면 더 이상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03년 2월 취임 이후 줄곧 혁신의 선봉장에 서 있는 어 총장의 학교 구상을 들어봤다.

-개교 100주년을 맞는 소감은.

"‘민족의 대학’으로 불리는 고대가 100년을 맞았고 그 시기에 내가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어 더욱 어깨가 무겁다. 단순히 학교 발전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역사발전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할 생각이다."

-혁신의 슬로건으로 주창하고 있는 ‘글로벌 KU 프로젝트’의 의미는.

"민족지도자가 아닌 글로벌리더로 양성하자는 것이다. 학교가 앞장서 학생들에게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다른 문화에 대한 적응력을 배양하고, 여기에다 넓은 의미의 글로벌 개념인 ‘민족 고대’로서의 의식도 함께 부여해 갈 생각이다."

-글로벌 KU 프로젝트의 성과와 비전은.

"총장 취임 당시 영어 공용화를 언급했더니 부정적인 반응이 주류였다. 하지만 재임 2년 사이에 전체 교과목의 25%를 영어로 수업할 정도로 외형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이 추세라면 2010년엔 50%까지 영어로 강의하게 된다. 또 선진문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매년 1,000여명씩 해외로 연수를 보내는데 학교 차원에서 돕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 도시에 고대 학생 전용 기숙사를 세우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목표는.

"5년 뒤면 우리 대학은 외국에서도 세계 속의 명문으로 인정 받을 만큼 양적·질적 성장을 거두게 될 것이다. 그 중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최우선 목표로 놓고 모든 부문에서 노력하고 있다.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그 기틀을 잡는데 모든 것을 바쳐 일할 것이다."

고찬유기자

■ 고려대학교는…/ 보성전문 출발…1946년 高大로

고려대는 1905년 5월 5일 구한말 대한제국의 이용익 선생이 세운 보성전문학교가 전신이다. 보성전문학교는 한국인에 의해 설립된 최초의 근대적 고등교육기관. 당시 2년제로 법률학과 이재학의 2개 전문과를 두었다. 이어 천도교측의 의암 손병희 선생 등이 ‘교육구국’의 뜻을 이어받아 학교를 운영했다.

1932년 김성수씨가 일제의 탄압과 총독부 간섭으로 운영난에 처한 보성전문학교를 인수, 현재의 성북구 안암동에 새 교사를 세웠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고려대학교로 개명했다.

역사적 격변기엔 불의와 독재에 굴하지 않는 저항과 비판의 선봉에 섰다. 60년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4·18 고대생 의거엔 3,000여명이 거리로 나와 이승만 정권의 종식을 부르짖었고, 65년에는 한일수교 반대투쟁을 주도했다. 유신정권과 전두환·노태우 정권으로 이어진 군부독재시절 받은 여러 차례의 휴교조치는 당연한 결과였다.

국회의원의 25%, 기업최고경영자의 18%, 국가고시 합격자의 17%가 이 학교 출신일 만큼 졸업생들은 한국사회의 엘리트 집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연세대와 함께 벌이는 정기 고연전은 일반인의 폭발적 인기를 끌며 한국 아마추어 스포츠 발전의 모태가 됐다.

100주년을 맞은 고려대는 현재 13개 단과대학 2개 학부와 18개 대학원을 비롯해 아세아문제연구소 민족문화연구원 기업경영연구원 등 연구소와 테크노콤플렉스 같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산학협동 연구기관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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