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인류 문명의 화려한 유산들이 한국에 왔다. 12일부터 7월 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이 박물관의 명품 335점을 볼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대영박물관은 소장품 규모나 내용에서 세계 으뜸이다. 1753년 문을 연 이 박물관의 소장품은 무려 700여만 점. 한때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이뤘던 제국주의 시대 영국이 전세계에서 수집한 것이다.
예컨대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에서 통째로 뜯어온 엘진 마블은 지금도 그리스 정부가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품목이다. ‘세계 문명, 살아있는 신화’이라는 이름의 이번 한국전은 모든 지역 모든 시대를 아우른 것이 특징. 4,500년 전 고대왕국 수메리아의 하프, 고대 이집트의 미이라 덮개 등 고고학적 유물부터 고대 그리스·로마의 조각, 다빈치·카라바조·뒤러·렘브란트 등 르네상스에서 17세기에 이르는 서양 미술 거장들의 그림까지 포함돼 있다.
16세기 독일 화가 뒤러의 ‘라우바하 초상’, 기원전 9세기 아시리아 조각 ‘아슈르나시르팔 2세 상’ 등 5점은 돈으로 따지면 각각 200만 파운드(약 40억원) 이상인 보물들이다. 한국 유물로 고려청자와 조선시대 명재상 채제공의 초상화 등 4점도 들어있다. 무게 750㎏의 2세기 로마 시대 조각 ‘디오니소스 상’, ‘그림 중의 그림’으로 불리는 뒤러의 걸작 ‘멜랑콜리아’ 등도 눈여겨 봐야 할 작품들이다. 이번 한국전은 지난해 일본에 이은 대영박물관의 개관 250주년 기념 아시아 순회전 두 번째 전시다. 서울 전시가 끝나면 7월 26일부터 10월까지 부산 시립박물관으로 장소를 옮긴다. 한국전 뒤에는 중국 베이징으로 간다. (02)518-3638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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