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과 심대평 충남지사가 추진중인 중부권 신당세력이 재결합 형식으로 통합신당을 추진하고 있다.
자민련 이인제·류근찬·김낙성 의원은 지난 주 연합공천으로 ‘4·30 재보선을 치른 뒤 자민련을 발전적으로 해체해 양측이 통합신당을 창당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자민련 김학원 대표와 심 지사에 제시해 긍정답변을 받아냈다.
류ㆍ김 의원은 먼저 김 대표의 호의적 반응을 끌어낸 뒤 7일 미국출장을 가는 심 지사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나 통합신당의 필요성을 역설해 반 승낙을 받아냈다. 다만 연합공천을 놓고 공주·연기는 신당 바람을 타고 강세인 정진석 전 의원으로 일치를 본 반면 아산은 자기 당 후보를 미는 자민련에 심 지사측이 새로운 인물을 주장하는 바람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 김낙성 의원은 10일 "너무 성급히 밀어붙일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두 사람이 통합신당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만큼 잘 될 걸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김 대표는 이날 "충청인들은 당이 찢기는 걸 바라지 않고 있다"면서 "통합신당이 마련돼 힘을 합하고 같이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민련을 발전적으로 해체할 용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심 지사 최측근인 정 전 의원도 "통합신당은 충청권의 대동단결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심 지사의 탈당을 계기로 얼굴을 붉히며 돌아선 지 한 달도 못돼 양측이 재결합에 나선 것은 현 상태로는 어느 쪽도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양측은 우선 충청권의 지역정서와 보수적 이념에 기대고 있는 등 지지기반부터 겹친다. 지난 한 달 동안 양측이 이미 정계 은퇴까지 한 김종필 전 총리를 놓고 서로 "JP는 내 편"이라고 신경전을 벌인 게 한 단면이다. 인물도 중부권 신당을 주도하는 심 지사나 동조한 일부 자치단체장들 모두 자민련 출신들이다. 반면 각자의 세는 미약해 각개 약진할 경우 공주·연기, 아산 등 재선거는 물론 내년 지방선거도 이길 가능성이 많지 않다.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이던 자민련의 세 의원이 양측의 중재자 역을 자임한 데는 이런 절박감이 깔려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