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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각 저생각/ 무분별한 산나물 채취에 희귀식물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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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각 저생각/ 무분별한 산나물 채취에 희귀식물 수난

입력
2005.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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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봄을 맞아 얼마 전 남녘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그 곳에는 긴 겨울을 이겨내고 이제 막 돋아난 초록의 새싹들이 앞 다투어 세상에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그런데 즐거워야 할 산행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을 보게 되었다. 도시에서 단체로 산행을 온 듯한 일부 등산객들이 각종 산나물을 무더기로 마구 채취해 가고 있었다. 산을 내려오는 그들의 손에는 산나물과 이름 모를 약초들이 한 움큼씩 들려 있었다.

모처럼 나선 봄 나들이 길, 어릴 적 추억과 향수가 떠올라 또는 식탁에 봄 내음을 올려 보려는 마음 때문이리라. 하지만 문제는 약초나 산나물을 채취하면서 뿌리까지 뽑아 아예 씨를 말려버린다는 데 있다. 식물 채취의 올바른 방법을 몰라 악의 없이 하는 행동이겠지만 이러한 분별 없는 나물 채취는 자신의 건강과 욕심만을 지나치게 생각한 일종의 자연 훼손 행위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웰빙 바람이 불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말이나 휴일이면 도시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온 산을 돌아다니며 나물 캐는 데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간 자칫 우리 산야의 두릅 더덕 도라지 취나물 고사리 원추리 민들레 버섯 등 친근한 산나물들이 수난을 당하여 통째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현재 야생동식물 보호법에는 ‘족두리 풀’ 과 ‘속새’ 등 이름도 신기한 약초나 보호종 자생 난초 등의 채취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게다가 야산에 자생하는 독버섯이나 독초들은 모양이 비슷해 농촌에 오래 살았거나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만이 채취할 수 있다. 실제로 매년 독초나 식용 불가능한 버섯을 먹고 목숨을 잃는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또 등산로를 이탈하여 홀로 깊은 계곡으로 들어갈 경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본격적인 봄 행락철이 다가왔다. 입산객들은 우리 산을 자기 정원처럼 아끼며 사랑하여야겠고, 산림청은 멸종 상태의 약초나 희귀 산나물 채취가 불법임을 널리 알려 자연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자연은 누구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박명식·서울 구로구 오류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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