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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뇌물 파티' 릴레이/ 윤영호·박창정 前회장서 하위직까지 한통속 금품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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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뇌물 파티' 릴레이/ 윤영호·박창정 前회장서 하위직까지 한통속 금품수수

입력
2005.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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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는 비리공화국이었다. 윤영호(65) 전 마사회장과 후임인 박창정(59) 전 회장 등 마사회 고위 간부들이 마사회 출신 직원들이 설립한 회사에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거액을 받아 챙긴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특히 윤씨는 법인카드로 ‘카드깡’을 하고, 마사회장용 기념품 공급업자와 공모해 물품 구입비를 과다청구한 뒤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공금을 빼돌려 자신의 정치활동에 썼다. 윤씨는 돈을 받을 때 3,000만원은 안동간고등어상자, 2,000만원은 곶감상자, 300만원은 초밥통을 이용했다. 윤씨뿐 아니라 다른 직원도 용역업체에서 매월 ‘정액제’ 뇌물을 받는 등 마사회의 도덕적 해이는 상상을 초월했다.

2대에 걸친 마사회장의 뇌물상납 비리는 ‘눈 속이기식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어났다. 2001년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사직한 마사회 시설처 직원들은 곧바로 마사회에 시설물관리용역을 제공하는 R&T란 회사를 만들었다. 마사회에서 하던 일을 소속만 바꿔 한 것. R&T 사무실도 마사회 본부건물 지하에 자리잡고 있었다. 마사회는 R&T에 시설물관리용역을 발주하고 임금도 일반업체보다 월등히 높게 책정하는 등 특혜를 줬으며, 심지어 인터넷으로 경마를 생중계하며 판돈을 걸게 하는 ‘인터넷 경마’ 독점사업권을 주는 약정도 맺었다. 인터넷 경마는 국정감사에서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결국 물거품이 됐지만 R&T의 마사회 용역 수주액은 2001년 24억원, 2002년 45억원, 2003년 58억원, 2004년 68억원으로 해마다 늘었다.

이 같은 특혜를 주는 대가로 윤씨는 2001년 6월부터 2003년 3월까지 R&T 대표 조모씨로부터 1억4,000만원의 금품을 받았다. 윤씨의 후임으로 마사회장에 취임했다 올 2월 사퇴한 박씨는 2003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900만원을 챙겼다.

비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윤씨는 마사회 주변 10개 음식점에서 법인카드로 카드깡한 뒤 1,500만원을 횡령하고 기념품 구입비 명목으로 3,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15대 무소속, 16대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는 윤씨는 뇌물과 공금 횡령으로 챙긴 돈을 지구당 운영비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안동 간고등어상자 곶감상자 초밥통 등으로 매번 3,000만~300만원의 현금을 담아 전달했다"는 공여자의 진술을 윤씨가 부인하자 3개 상자를 직접 구해 해당 액수가 꽉 채워지는 것을 직접 검증하기도 했다.

또 마사회 부장 황모씨 등 시설팀 소속 직원 3명도 R&T에서 1,400만~500만원을 받았으며, 이중 통신담당 대리 박모씨는 매월 100만원을 상납받기로 약정하고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하는 등 하위 직원들의 기강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고건호 부장검사)는 10일 전 마사회장인 윤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후임자 박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금품을 수수한 마사회 직원 3명과 용역단가 산출을 조작해주고 금품을 받은 한국경제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1명, 뇌물공여자인 R&T 대표 조씨 등 5명을 불구속 또는 약식 기소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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