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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고래추억' 박물관으로 되살려/ 장생포 고래박물관 기획 최동익씨…"한국계 귀신고래 특히 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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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고래추억' 박물관으로 되살려/ 장생포 고래박물관 기획 최동익씨…"한국계 귀신고래 특히 애착"

입력
2005.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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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장생포 고래박물관이 5월 10일(잠정)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단장으로 분주하다.

건립 책임기획자인 최동익(41·㈜도이기디자인 대표)씨는 8일 "건물은 다 지었고 전시물을 차례로 들여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이다. 지상 4층 규모로 1층은 어린이 생태체험관, 2층은 포경역사관, 3층은 옛 고래 해체장 복원관과 귀신고래관, 4층에는 전망대가 있다. 최씨는 "4년여에 걸쳐 준비해 온 것이 이제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자치센터 건립 바람이 불었던 2000년 장생포 동사무소를 주민자치센터로 바꾸는 대신 고래박물관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고래잡이가 금지된 1986년까지 울산이 우리나라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만큼 의미 있는 발상이었다.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던 최씨는 이 소식을 듣고 박물관 기획에 나서겠다고 손을 들었다. 울산 출신으로 고래를 보고 고래 얘기를 들으면서 자라난 그에게 고래박물관 건립은 ‘꼭 해야 할 일’이었다.

이듬해부터 전시물을 모으고 자료를 찾으러 유럽과 일본을 수 차례 방문했다. 고래 수염과 이빨 등을 해외에서 들여왔다. 소문이 나자 주민들이 옛 항해일지와 고래 해체 도구 등 간직하던 자료를 기증했다. 일본 고래류연구소가 보관 중인 길이 12.4c 브라이드고래뼈를 들여오기 위해 이채익 울산남구청장 등이 일본을 들락날락했다. 브라이드고래는 머리 크기만 3c, 무게가 350㎏이나 되는 대형 고래다. "일본에서 3년간 땅 속에 묻어 뒀던 브라이드고래뼈를 꺼내 기름을 없애기 위해 50도에서 5개월간 보관하는 정성을 들였다"고 최씨는 설명했다.

특히 의미를 두는 것은 한국계 귀신고래관. 동해안에서 무리 지어 놀아 1912년 미국학자 R.C. 앤드루가 ‘한국계 귀신고래’라고 이름 붙인 이 동물은 일제시대 무차별 포획과 생태계 오염으로 77년 울산 앞바다에서 2마리가 발견된 이후 자취를 감췄다. 대형 귀신고래 모형, 일본 미야자키 박물관이 소장한 귀신고래 두골 복제물 등이 전시된다.

최동익씨는 "이 박물관이 고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살아 움직이는 문화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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