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8일 "우리 외교는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고, 한미일 공조를 유지하면서 주변 4대국과의 협력을 보완해 나가는 3개의 틀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한 문희상 의장 등 열린우리당 신임 지도부에게 "기본적으로 우리는 4대 강국 속에 끼어있는 작은 나라로서 이런 외교 방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운명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강조한 뒤 "북한이 지금 시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한다면 상당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인데 이를 활용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대북특사 파견도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대통령은 이어 "일본이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고 급격히 우경화 하고 있다"며 "일본이 과거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충분한 사죄를 바탕으로 주변국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고립되고, 커다란 불행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만남은 덕담과 조크가 오가는 가운데 1시간10여분간 계속됐다. 특히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영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선후보는 당선되기 어렵다"며 ‘DJ불가론’을 표명했던 유시민 의원이 미리 잡혔던 일정을 취소하고 동석, 김대중 전대통령을 ‘선생님’으로 호칭하며 대화를 나눠 시선을 모았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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