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를 대표하는 원로 목사들이 함께 참회의 자리를 가졌다. 8일 오전‘제가 잘못했습니다’라는 주제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 조찬기도회와 발표회가 열린 서울 도곡동 강변교회. 김창인(충현교회), 강원용(경동교회) 원로목사와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350여명의 후배 목사들과 신자들 앞에서 15분씩 스스로의 잘못을 고백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김 목사는 해방직후 교회 분열을 막지 못한 잘못과 목회 과정에서 자신이 너무 교만했다고 반성했다. 강 목사는 "1965년부터 불교, 원불교 등과 종교간 대화운동을 해왔는데, 정작 가장 먼저 해야 할 기독교 내 대화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또 나라가 이 지경이 되고 있는데 개신교는 뭘 하고 있느냐"고 부끄러워 했다.
내년 은퇴를 앞둔 조 목사는 "47년 목회 활동에 회한이 많다. 그 동안 값싼 은혜를 갖고 살아왔다. 옳은 것을 옳다 말 못하고, 나쁜 것을 나쁘다고 하지 못해 사회악에 침묵했다"고 털어놓았다. 조 목사는 "이제부터라도 진실된 은혜를 실천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후배 목사들과 신자들은 원로 목사들의 참회에 "아멘"하며 눈물을 보였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는 "대결과 분노, 정죄로 가득찬 우리 사회와 교계에 자신의 허물을 솔직히 인정하는 분위기가 필요했다"며 "앞으로도 목회자들의 회개 모임을 계속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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