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진 상장 기업들이 지분율이 낮아진 기업들보다 배당금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은 있지만 이것이 외국인 지분 증가에 따른 폐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7일 ‘외국자본 폐해론 사실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높아진 상장업체 30개사와 크게 낮아진 30개사를 비교한 결과, 설비투자 위축 등 실제 폐해에 대한 근거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배당 성향은 지분율 하락 기업군이 2001년 32%에서 2004년 21%로 낮아진 반면 지분율 상승 기업군은 같은 기간 27%에서 30%로 높아졌다. 보고서는 그러나 배당 증가는 배당 여력의 확대 등에 따른 것일 수도 있는 만큼 외국인들의 압력으로 배당을 늘린 것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업 실적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 하락 기업군은 이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에서 4%로, 매출액은 19% 증가하는 데 그쳤고 부채비율은 130%에서 170%로 악화했다. 반면 지분율 상승 기업군은 자기자본이익률이 4%에서 16%로 높아지고 부채비율은 176%에서 99%로 낮아졌으며, 매출액은 평균 23% 증가했다.
또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질 경우 단기 성과에 연연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도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율 하락 기업군의 설비투자율은 이 기간 6.16%에서 7.03%로, 연구·개발(R&D) 투자율은 1.70%에서 2.55%로 각각 높아졌으며, 지분율 상승 기업군도 설비투자율이 4.83%에서 5.89%로, 연구개발 투자율은 1.18%에서 1.23%로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배지헌 선임연구원은 "일부 투기성 외국자본의 경영 간섭이나 단기 이익 추구를 전체 외국 자본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투기자본의 교란행위에 대한 규제 정비는 필요하지만 건전한 자본 유입은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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