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의 일부 인원 조정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한미동맹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미 관계에 불협화음이 일고있는 가운데 진행된 감축이라서 한미 군사동맹에도 이상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미 펜타곤에서 항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이상기류가 심상찮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정해진 계획과 편제 내의 조정이라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정부는 이라크 파병안을 국회에서 동의 받을 당시 3,700명을 파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는 최대한의 숫자로 부대편성과 파병과정에서 항공수송단의 필요성까지 제기돼 공군 58항공수송단을 포함, 실제로는 3,548명을 파병했다. 이들 1진 부대원의 파병기간이 6개월을 지난 이달 중순부터 2진과의 교대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274명의 인원 조정이 이뤄졌다는 것.
합참은 우선 인원 조정이 편제 축소가 아닌 인력소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를 ‘파병 철회’의 연장선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자이툰 2진의 편성 기구도는 사단 참모부와 2개 민사여단, 58항공수송단, 1개 직할부대 등 1진 때와 달라진 것이 없고, 다만 주둔지 통합편성에 따른 경비와 근무지원부대의 병력 조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1진 파병 때는 스와리시와 라시킨 등 2개 지역에 주둔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배치 과정에서 1개 진지로 통합해 인원 감축요인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비부대 278명과 근무지원대 70명 등 348명이 줄었고 사단 참모부 및 의무대대 등에서 74명이 증원되면서 모두 274명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미동맹 이상기류 관측까지 나왔다면 자이툰 부대는 인원조정을 미국과 협의하지 않은 것일까. 합참 관계자는 "2진 편성을 마치고 교대병력을 보내기 직전인 2월24일 다국적군단(MNC-I)에 이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국방부 합참 등에는 이를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이 오해할 만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의사소통의 미비 외에 최근 세계적으로 일고있는 이라크 조기철군 움직임도 미측의 오해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라크에 병력을 주둔시킨 24개국이 속속 병력을 철수하는 가운데 한국군도 감축설이 나오자 미 국방부가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한미 관계가 위기에 빠진 마당에 문젯거리도 되지 않는 사안을 확대 해석하는 것은 한미 갈등을 오히려 조장한다는 우려도 없지않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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