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터퍼 힐 주한 미 대사가 곧 서울을 떠나 다음 주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 공식 부임하게 됨에 따라 워싱턴 외교가에 후임 주한 미 대사 인선을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하다. 그러나 누가 힐 대사의 뒤를 이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의 주한 미 대사 기용설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는 불씨다. 워싱턴의 정보지 넬슨 리포트는 바우처 대변인의 기용 가능성은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 인선과 맞물려 있다고 밝혔다.
바우처 대변인은 내심 이 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로버트 죌릭 국무부 부장관이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호흡을 맞춘 조셋 샤이너 부대표를 경제 차관에 앉히려 하고 있어 진입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프랭크 래빈 싱가포르 주재 대사도 경제 차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이 바우처 대변인을 서울로 보내는 쪽으로 교통정리하려 해왔으나 바우처 대변인은 워싱턴 잔류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는 게 워싱턴의 소문이다. 바우처 대변인이 경제차관에 임명되지 않을 경우 주한 미 대사직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국무부를 퇴직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이 정보지는 전했다.
조지 W 부시 1기 정부 때 주한 미 대사 물망에 올랐던 더글라스 팔 미국 대만협회(AIT) 대표도 다시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나 래빈 싱가포르 주재 대사의 후임 기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용산기지 이전 협상과 주한 미군기지 이전 등 한미 관계의 4대 현안을 처리해온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도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 후보군에 아직 서 있다. 최근 국방부 내에서는 그가 사임한 더글러스 페이스 정책차관의 후임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그 자리는 에릭 에델먼 터키 주재 대사에게 돌아갔다.
워싱턴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후임 주한 미 대사 인선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안다"며 "그가 워싱턴에 부임한 뒤에야 후임 인선이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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