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6일 2명의 지명직 상임중앙위원에 경남도지사 출신의 김혁규 의원과 여성 3선인 이미경 의원을 지명했다. 이는 지역 배려와 여성 몫을 고려한 선택인 동시에 개혁진영과의 절충을 모색한 결과다. 하지만 인선과정에서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던 문 의장과 장영달 의원 등 개혁진영 사이에 상당한 갈등도 노출됐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회의 뒤 지명직 상임중앙위원을 발표하려 했으나, 이견이 맞서 오후 한차례 더 회의를 갖고서야 결론을 낼 수 있었다. 당초 문 의장은 여성 몫으로 김명자 의원, 충청권 지역 안배 차원에서 홍재형 의원을 지명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오전 회의에서 장영달 의원 등이 "인선이 전당대회의 논공행상으로 흐른다"며 제동을 걸었다. 김 의원은 문 의장의 경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홍 의원 역시 문 의장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영남권 배려가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염동연 의원은 "우리당에선 부산·경남 지역 안배가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문 의장은 영남권 배려 요구를 수용, 고사를 거듭하던 김혁규 의원을 설득했다. 또 상대적으로 친 재야파 성향인 이미경 의원을 여성 몫으로 지명해 장 의원의 주장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충청권 배려는 대전시당위원장인 박병석 의원을 기획위원장에 임명해 모양새를 갖췄다.
전체적으로 보면 문 의장이 당을 운영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5명의 선출직 상임중앙위원 중 염동연, 한명숙 의원과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고 김혁규 의원도 문 의장의 우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또 구 당권파인 박병석 의원을 전략기획을 총괄하는 자리에 앉힌 것 역시 ‘문희상·정동영 체제’로 일컬어지는 신주류 체제를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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