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 3세들이 수천 억원 규모의 보유주식 취득자금 원천에 대해 ‘근로소득 등 자기자금’이라고 신고, 눈총을 사고 있다.
6일 삼성 현대 SK그룹 등 주요 계열사 최대 주주 등이 ‘5%룰(대규모 주식취득) 개정안’에 따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식 등 대량 보유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는 시가 5,000억원 규모의 보유지분(96만주) 취득자금 원천에 대해 ‘근로소득 등 자기자금’이라고 신고했다. 정용진 신세계 상무는 시가 2,700억원 대 보유주식(88만주) 매입자금을 ‘근로소득 및 배당 등 금융소득’으로,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은 시가 400억원 상당의 기아차 주식 취득자금을 ‘근로소득 등’이라고 밝혔다. 이재현 CJ 회장이나 신동빈 롯데 부회장은 자금 출처를 아예 밝히지 않았다. 비록 이들이 ‘근로소득 등 자기자금’이라고 명시하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긴 했지만, 대부분 상속 재산인 수천 억원의 주식 취득자금에 대해 근로소득이나 배당소득이 주류인 것처럼 밝힌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재벌 2, 3세들이 포괄적으로 신고한 내용이 5%룰에 위배되는 것인지 현재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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