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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200만명‘바티칸行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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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200만명‘바티칸行 엑소더스’

입력
2005.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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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조국 폴란드에서 추모 열기가 극에 달했다. 폴란드 각지에서 교황의 초상화를 내걸은 버스들이 밤을 새워 로마로 달리고 있다. 외신들은 이 광경을 ‘폴란드의 엑소더스’ ‘폴란드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고 묘사했다.

폴란드 외무장관은 AP통신에 장례식까지 폴란드인 200만 명이 교황청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 3,900만 명의 5%이상이 이동하는 셈이다. 폴란드의 추모 행렬로 교황청 당국은 방문 예상객을 당초 20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늘려잡았다.

비행기와 열차 표는 동이 난지 오래다. 로마행 열차 4,000석의 예매를 받은 한 인터넷 사이트는 15분만에 100만건의 접속이 폭주하는 바람에 다운됐다. 특별열차와 전세기도 금새 다 차버렸다. 이 때문에 전국 각지의 버스가 징발됐다. 교황의 고향 크라코프에서 바티칸까지 거리는 약 1,600㎞. 체코를 지나 오스트리아의 알프스 산맥을 넘어 이탈리아 반도를 남하하는 26시간 코스다. 4시간 마다 휴식을 취할 뿐 로마 교외의 민박집에 도달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경비는 1인당 190달러로 여기에는 2박 숙박과 통역료가 포함돼 있다.

폴란드인들은 교황이 성 베드로 성당 지하에 묻힐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크게 낙담했다. 이제는 심장만이라도 떼어 고국에 묻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력 일간지 가제타 비보르차는 "생전의 교황은 자신의 심장이 크라코프의 바벨성당에 안치되길 원했으며 교황청도 이에 동의했다"고 보도했으나 교황청은 부인했다.

해외에서 매장될 때 고향의 흙을 함께 묻는 고국 풍습에 따라 흙이 담긴 주머니가 교황청으로 보내졌다. 은상자에 든 주머니에는 폴란드 11개 지역의 흙이 담겨져 장례식 때 요한 바오로2세 옆에 놓이게 된다.

바르샤바의 필수드스키 광장에서 열린 추모미사에는 3일 10만이던 추모객이 5일 20만명으로 불어났다. 교황의 고향 바도비체에선 젊은이 15만명이 추모행진을 했고, 전국 각지 미사에 참여한 사람만 1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됐다. 폴란드 정부는 8일 장례식 날을 임시휴일로 선포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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