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언어사회학자이자 일본학자인 독일 두이스부르크대 플로리안 쿨마스(56·사진) 교수가 독도에 관한 일본의 주장을 예리하게 비판한 글을 유럽 최고 권위지인 스위스의 노이에 취리허 차이퉁에 기고했다.
쿨마스 교수는 2일자 신문에 게재된 ‘독도 또는 다케시마-대한해협 내의 권리와 역사’라는 글에서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발언했던 다카노 도시유키(高野紀元) 주한대사를 "자신의 직무에 매우 중요한 자질인 예의를 갖추지 못한 외교관"이라고 평했다.
그는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져가자는 일본 주장에 대해 "국제법정에서 공정한 판결을 받자는 것이 공평하고 의미 있는 제안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의 국제사법재판소 처리 반대가 패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시각은 문제의 역사적 차원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전에 국제법은 한국의 존재를 없애버리고 한일합방을 성사시킨 도구였다"며 "일본 정치가들은 지금도 이를 근거로 한국 식민지 지배가 합법적이었다고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또 "한반도는 오키나와(沖繩), 홋카이도(北海道) 다음으로 일본 팽창정책의 목표였다"면서 "일본은 당시 강대국의 명령을 수행하던 국제법을 노련하게 이용했다"고 역사적 논증을 전개했다.
이어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국제법의 보증 아래 한국의 주권을 빼앗음으로써 자신의 독립을 유지했고, 1907년 헤이그 평화회의에서 국제공동체의 동의 하에 한국을 대표했던 것"이라고 당시 국제법에 근거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1905년 일본 정부는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선언했고 100년이 지난 현재 시마네(島根)현은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했다"며 "그런데도 일본 외무성이 한국의 독도 점유를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해 한국인이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경위를 설명한 뒤 "이 섬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물질적으로는 별 소득이 없지만 무엇보다도 역사적 근거가 훨씬 중요하다"고 글을 맺었다.
일본에서 17년간 살았던 쿨마스 교수는 정복과 식민지배가 각국에 남긴 영향을 언어사회학적 접근으로 해명하는 많은 저술로 유명하다. 1780년 창간된 독일어 신문 노이에 취리허 차이퉁은 프랑스 혁명을 지지하고 나치를 가장 먼저 비판한 권위지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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