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천 동시분양 제도가 이르면 5월말부터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1992년에 도입된 이 제도는 청약과열 및 투기수요를 막고 일반인들이 쉽게 분양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서울의 동시분양 물량이 크게 줄어 회당 분양 가구수가 1,000가구 미만인 경우가 태반인데다 비인기 지역, 소규모 단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경기 침체 및 고분양가의 여파로 청약경쟁률도 낮아져 동시분양 본래의 취지가 퇴색한 지 오래다. 한꺼번에 분양하기 때문에 청약과열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청약기회가 줄어들고, 주택업체간에는 자유로운 경쟁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동시분양 제도 폐지를 앞두고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내 집 마련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까. 우선 분양 시장은 입지 여건이 좋은 단지와 그렇지 못한 단지간에 청약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분양으로 바뀌면 지금과 같이 당첨확률을 고려해 굳이 특정 지역, 특정 단지 청약을 회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별, 평형별, 단지 규모별, 브랜드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가속화할 것 같다.
둘째, 주거 여건 및 집값 수준, 수요 강도 등에 따라 분양가 및 아파트 가격 탄력성이 더욱 차별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서울 지역의 경우 동시분양시 각 구청 및 시민단체가 사전에 인근 지역 아파트 값 및 타 공급업체 분양가 상호 비교를 통해 사실상 분양가를 간접 규제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별분양 때마다 분양가를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지고, 분양가 인하를 권유할 기회도 잃게 된다. 강남권 등 소위 인기지역은 새 제도가 시행되는 6월 이전에 잠실 등 저밀도 재건축 단지 일반분양 아파트나 강북 뉴타운지구 재개발 분양물량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
그리고 무주택 우선공급 대상자와 청약통장 1순위자는 개별분양 후에도 당첨확률이 여전히 높다. 청약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반면 청약통장 2, 3순위자 및 통장 미보유자는 인기 지역이나 단지 여건이 뛰어난 분양 아파트의 청약기회 및 당첨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동시분양이 폐지된다면 실수요자의 경우 청약자격 순위, 입지여건, 청약경쟁률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청약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RE멤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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