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VIP 마케팅을 강화하는 가운데 4월부터 할인점 최초로 롯데마트가 VIP 라운지와 전용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초우량 고객으로 분류되는 상위 1%의 소비자는 과연 어떤 이들일까. 백화점과 할인점의 상위 1% 고객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5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본점의 상위 1%고객(MVG·Most Valuable Guest)은 약 5,000명으로 연간 4,300만원을 쓴다. 이들은 한번 쇼핑에 단 2.1개 상품만 구매하지만 평균 22만원짜리다. 한달 방문횟수는 7.7회. 주 2회쯤은 꼭 온다는 얘기다. MVG는 일반 여성과 마찬가지로 화장품, 영캐주얼 의류, 수입 의류 등에 걸쳐 월 360만원을 소비한다.
백화점 상위 1%는 비싼 것만 한 두개씩 골라 자주 쇼핑하는 이들이다. 본점 MVG의 거주지는 종로구 평창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용산구 이촌1동 순이어서 속칭 ‘부자 동네’의 구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상위 1% 고객(MGM·Mileage Gold Member)400명은 한번 쇼핑에 20가지씩 21만원어치를 구매하는 큰손들이다. 한달 평균 6.5번 매장에 와서 140만원을 쓰는데 식품 외에 가전제품, 생활용품, 의류, 문화용품 등을 두루 구매한다. 할인점 상위 1%는 인터넷쇼핑 등 다른 유통채널을 무시하고 모든 생필품을 오직 할인점에서만 구입하는 ‘할인점 마니아’들이다.
백화점 입장에서 MVG는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하는 ‘절대 빼앗겨서는 안될 고객’이다. 롯데백화점이 최근 전용 라운지를 확장한 데 이어 차로 ‘모시고 오가는’ 서비스, 패션쇼나 공연 초청, 발레파킹 등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마트도 VIP 마케팅을 시작했지만 매출의 8%를 차지하는 MGM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다른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 더 크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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