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10명이 한복과 한국 전통 문화를 배우기 위해 최근 내한, 4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파리한복박물관 추진위원회 유원금 위원장이 주선하고 문화관광부가 초청한 방문단은 크리스찬 디올과 이브 생 로랑을 위해 자수디자인을 해준 것으로 알려진 원로급 자수 디자이너 프랑스와 르사쥬(75)씨를 비롯해 질 로지에(44), 마크 르 비앙(39), 장 폴 노트(39), 가스파르 유르키에비치(33) 등 신예 디자이너들과 파리 프레타포르테 박람회 대표이사 장 피에르 모쇼(61)씨가 포함됐다.
방문단은 4박5일간 한복 제작과정 워크숍, 천연염색 시범 관람, 동대문 한복 원단시장 방문, 석주선 박물관 관람 등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 9월 파리에서 열리는 프레타포르테 박람회에 한복에서 얻은 영감을 서양적 감성으로 해석한 기성복을 출품할 예정이다. 프레타포르테 박람회는 디자이너 중심의 프레타포르테 파리컬렉션과는 달리 내셔널브랜드 위주의 수주 전시회다.
최연장자이자 디자이너 대표로 기자회견에 응한 르사쥬 씨는 "이번에 함께 온 디자이너들은 모두 한국과 한복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라면서 "한복은 전통 의상이면서 동시에 현대성을 갖추고 있어 매력적"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정작 서울 거리에서 한복 입은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해 아쉽다"며 "젊은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은 현대성과 각 나라의 고유 문화라는 조미료를 함께 치는 작업이라는 점을 깨닫고 더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레타포르테 박람회 대표이사 모쇼씨는 "내년은 한·불 수교 12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이번 프랑스 디자이너들의 방한이 추진 중인 파리 한복박물관 건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행사 책임자인 문화관광부 국제관광과 노일식 사무관은 "이번 행사가 영화에 이어 한복을 통한 프랑스 내 한류 붐 조성의 계기가 되어 관광객 유치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방한단은 7일 출국한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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