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예뻐서 봐 준다구요? 천만에요, 어림없어요." 프로배구의 열기가 조금씩 달아오르면서 흥국생명 배구팀이 남자 팬들의 눈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른바 ‘미녀 군단’으로 불리는 선수들이 외모는 물론 경기에서도 매력을 발산하고 있어서다.
흥국생명이 ‘미녀 군단’ ‘얼짱 군단’으로 통하기 시작한 것은 2~3년 전부터. 어느 팀이나 ‘얼짱’이 한 두명씩은 있기 마련인데 이 팀은 해마다 인물 좋다는 선수들이 한 두명씩 늘어나 지금은 팀 컬러가 아예 ‘얼짱’이 돼버렸다.
입단 6년차의 고참으로 찰랑찰랑 흔들리는 귀고리까지 착용한 채 코트에 나서는 자칭타칭 ‘공주’ 이영주(25), 코트에서 뛰는 모습이 섹시하다는 5년차 선배 진혜지(23)가 일찌감치 얼짱으로 꼽혀왔고 청순한 인상의 윤수현(22), 밝은 표정의 전민정이 1년 터울로 나란히 입단한데 이어 올해는 고졸선수 중 최고 미녀로 통하는 신참 황연주까지 가세, 6명의 주전 대부분이 얼짱으로 꼽힌다.
구기란(27) 주미경(25) 이수정(21) 태솔(19) 등 전체 14명중 나머지 선수들 또한 저마다의 매력으로 고정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진혜지는 싸이월드의 홈페이지 회원 수만 3,000여명이나 된다. 때문에 흥국생명 경기는 남자에 비해 인기가 적은 여자 배구에서도 흥행이 되는 카드로 인정받는다. 배구협회 집계에서도 흥국생명 경기는 관중 수가 더 많다.
인물이 좋으면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십상인데 흥국생명도 지난해까지 그랬다. 신통치 않은 성적에 얼굴을 숙이고 다니기 일쑤였다. 하지만 백어택 여왕 황연주가 가세한 올해 리그 초반 강호 현대건설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더니만 매경기 상대팀과 접전을 벌일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성적도 안좋고 경기도 못할 땐 선수들 얼굴만 보고 뽑았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요즘은 경기내용도 좋아져 면목이 섭니다." 선수 못지 않게 곱상한 마스크를 가진 황현주(39) 감독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인물 좋은 선수들이 많이 모이는 팀 컬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제가 봐도 우리 팀 선수들이 제일 예뻐요." "예쁘다는 소리가 듣긴 좋은데 이젠 실력 좋다는 얘기 듣고 싶다"는 이들은 "앞으로 배구 잘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한 목소리로 당부했다.
천안=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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