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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불탔다/ 양양 산불…원통보전 등 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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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불탔다/ 양양 산불…원통보전 등 전소

입력
2005.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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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인 5일 강원 양양에서 일어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동해안 쪽으로 급속히 번지면서 ‘관동팔경’의 하나인 낙산사의 대웅전 격인 원통보전(圓通寶殿)과 부속건물을 거의 전소시키는 등 큰 피해를 냈다. 불은 낙산사 외에도 해변가 주변 콘도와 주택 180여개동, 양양 일대 산림 200여ha를 태웠으며 양양 전지역에는 재난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양양읍과 강현면 20여개리와 낙산도립공원일대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관련기사 9·10·11면

5일 밤이 되면서도 강풍은 계속 부는 가운데 진화 작업마저 중단돼 산불은 계속 번지는 상황이다. 특히 바다에서 산쪽으로 방향을 바꾼 불길이 파일리와 물갑리 쪽으로 번져 설악산을 위협하고 있다.

산불은 당초 4일 밤 11시50분께 강원 양양군 양양읍 화일리 도로변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이 시작돼 강풍을 타고 5일 오전에는 양양군 사천리 등 21개리로 번졌다. 또 동해안 7번 국도를 넘어 낙산해수욕장 앞 소나무 숲을 태우면서 천년 고찰인 낙산사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소방당국의 진화 노력으로 한때 불길이 잡히는 듯 했으나 오후 3시께 강풍과 함께 다시 불길이 살아나면서 순식간에 낙산사를 덮쳤다.

낙산사로 번진 불은 경내 주요 시설인 원통보전을 비롯, 고향당 무설전 범종각 등 경내 31채의 건물가운데 14채를 전소시켰다. 특히 보물 479호인 동종(銅鐘)을 보관하던 범종각이 전소되는 바람에 동종도 녹아내렸으며 유형문화재 33호 홍예문의 누각이 타버리는 등 귀중한 문화재 피해가 적지 않았다.

이날 양양 일대에는 봄철 건조한 날씨에 어른이 서 있기도 힘들 정도인 순간 최대 풍속 32m의 강풍이 수시로 방향을 바꾸며 불어대 소방당국의 진화 노력을 무력화했으며 피해규모가 급속히 불어났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산불진화대 장비 및 인력 이동을 위해 설악산 입구~양양 연창 삼거리까지 20㎞ 구간의 7번 국도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이에 따라 징검다리 휴일을 맞아 동해안 지역 행락지를 찾은 차량이 극심한 정체현상을 초래하는 등 속초 일대에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양양 산불이 어느 정도 진화됐다고 판단해 헬기 4대를 고성 비무장지대 산불 진화에 돌리는 실수를 범했으며 오후에 다시 헬기를 양양 지역으로 재투입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에 앞서 양양군은 산불이 번지자 5일 오전 2시50분과 오후 3시께 두 차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으며, 21개리 816여가구 2,000여명의 주민들이 문화복지회관, 마을회관, 보건소 등지로 긴급 대피했다. 주민들은 가재도구 등을 챙겨 미리 집을 빠져 나와 인명피해는 없었다. 산림청 헬기 12대 등 18대의 헬기가 동원되고 49대의 소방차와 군인 공무원 주민 등 6,000여명이 불길을 잡았으나 잔불 정리가 제대로 안돼 피해를 키웠다.

양양=곽영승기자 yskwak@hk.co.kr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정부는 5일 이해찬 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갖고 양양·고성지역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지난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 제정된 후 재난사태가 선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불 진화와 주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위험구역 설정, 대피명령, 응급조치, 공무원 비상소집 등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하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재난사태가 선포된 지역에서는 정부가 지역 내 진입통제, 주민 강제소거와 강제로 인적 물적 동원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 오영교 행자부장관에게 강원도 양양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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