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그야말로 ‘쥬크박스(Jukebox) 뮤지컬’의 전성시대다.
3월24일 맨하탄 팔레스 시어터(Palace Theatre)에서 정식 오픈 한 새 뮤지컬 ‘올 슈크 업’(All Shook Up)으로 브로드웨이는 팝의 축제장이라도 된 듯 싶다.
‘쥬크박스 뮤지컬’은 ‘맘마미아!’(Mamma Mia!)와 같이 팝 가수들의 히트 곡을 뮤지컬로 만든 것을 칭하는 말이다. 아바의 노래로 만든 ‘맘마미아!’의 성공 이후 영국의 웨스트엔드에서 이 같은 뮤지컬이 쏟아져 나왔지만 대부분 브로드웨이 진출은커녕 초라한 흥행성적으로 일찌감치 막을 내렸다.
브로드웨이에서는 뮤지컬이라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현대무용극의 형식을 빌려 빌리 조엘의 노래를 사용한 ‘무빙 아웃’ (Movin’ Out)이 무대에 등장한 이후 비슷한 작업이 여기저기서 시작되었다. 비치 보이스의 노래로 만든 ‘굿 바이브레이션’이 나왔고, ‘팝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으로 만든 ‘올 슈크 업’까지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엘비스라는 이름만으로도 엄청난 기대를 모은 ‘올 슈크 업’은 뚜껑을 열어보니 그야말로 대박을 예감하게 했다. 최근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뮤지컬 ‘아이 러브 유’ (원제: I love you, You’re perfect, Now Change)의 원작자인 조 디피트로가 만든 이야기에 엘비스의 노래를 입혔다.
이 작품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지만 수많은 사랑이야기와 마치 세익스피어를 연상케 하는 전개에 대해서는 혹평이 잇달았다. 너무 말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런 전문가들의 평과는 달리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마치 엘비스가 출연하던 영화와 같은 분위기에 만화 캐릭터 같은 출연진을 뒤섞어 놓은 듯한 느낌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가득한 무대는 젊은 배우들이 대부분이라서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작품의 단점을 가려주었다. ‘맘마미아!’처럼 후반부에 미니 콘서트를 하지는 않았지만 극중 엘비스의 노래만으로도 극장은 후끈 달아 올랐다. 비치 보이스의 이름만으로 티켓을 파는 ‘굿 바이브레이션’에 비해 엘비스는 죽어서도 세상을 즐겁게 해 주는 만능 엔터테이너임을 보여준, 오랜만에 만나는 즐거운 뮤지컬이었다.
브로드웨이 오버시스 매니지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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