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시행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생명윤리법)이 인간배아(胚芽) 연구를 폭 넓게 허용하고 있는데 대해 한 부부가 "배아도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가진다"며 인공수정으로 생성된 배아 1쌍을 청구인단에 포함시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남모씨 부부 등 11명은 지난달 31일 ‘생명윤리법 일부 조항이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낸 것으로 5일 밝혀졌다. 청구인단에는 법학교수와 윤리학자, 의사 등과 함께 남씨 부부가 인공수정으로 생성한 배아 1쌍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청구서에서 "인간은 수정됐을 때부터 생명이 시작되는 만큼 인간배아는 헌법의 보호를 받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닌다"며 "생명윤리법 규정은 인간배아를 단순한 세포군으로 정의, 인공수정에서 남은 배아와 체세포복제 배아를 생명공학 연구를 위한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법은 잔여배아 연구범위를 대통령령이나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위임함으로써 사실상 제한 없는 인간배아 연구를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명공학계와 종교계 등은 생명윤리법을 둘러싸고 ‘불치병 치료를 위한 불가피한 연구’ 또는 ‘인간존엄성 파괴’라는 상반된 주장으로 맞서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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