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5일 영등포 당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선거제도 개선 등 ‘정치권에 대한 5대 제안’을 내놓았다. 문 의장은 우선 지역주의 극복이 정치개혁의 마지막 과제라며 "선거구제 개편, 석패율제 도입,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와 3선 연임 제한 철폐 등 폭 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선거구제와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에 대해선 여당 내 의견이 거의 통일된 상태"라며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도 중요 이슈로 다뤄 연내에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오찬기자간담회에서도 "한나라당이 반대하면 선거구제개편안을 단독으로라도 제출할 것"이라며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요즘 최고 관심사가 선거구제 개편인데 올해가 적기"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한나라당만 텃밭을 상당부분 잠식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을 없애고 연임 제한이 철폐되면 정치신인 진출 장벽이 높아지고 단체장이 정부의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개헌논의 시기에 대해선 내년 하반기를 제시했다. 그는 "개헌논의는 그 폭발력 때문에 시급한 민생경제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으므로 잠정 중단해야 한다"며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 집중적으로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와 함께 민생경제 활성화에 전념하기 위해 올 한해 여야 무정쟁 선언을 제안했다.
이어 문 의장은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과거사법 등 개혁법안 처리가 이번 임시국회 중에 이뤄져야 한다며 "이젠 야당이 성의를 보일 때"라고 촉구했다. 그는 국보법 개폐와 관련, "개인적 소신은 형법보완도 반대하는 폐지"라며 "임시국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기로 한 여야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되면 타협의 길로 가야 하는데 그게 좋아서가 아니라 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일의원연맹회장인 문 의장은 독도 문제에 대해 "영토주권에 관한 한 타협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며 "아시아 전역의 일제피해 당사국들간 국제적 연대를 통해 일본의 군국주의 악습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재보선 후보공천 과정에서 당선가능성을 우선해 당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선거는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전임 의장 때 정해진 것을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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