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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같은 내 딸아" 울음바다/ 하월곡동 집창촌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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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같은 내 딸아" 울음바다/ 하월곡동 집창촌 장례식

입력
2005.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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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내 딸아, 엄마를 두고 어디로 가니…."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집창촌 속칭 텍사스 화재로 희생된 성매매여성 5명의 합동 장례식이 사고 8일 만인 4일 오전 10시 화재현장에서 치러졌다. 여성단체와 유가족으로 구성된 화재참사 공동대책위원회 주최로 치러진 이날 장례식에는 유가족과 시민단체 관계자, 성매매업소 동료여성 등 200여명이 참석, 오열 속에 희생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사고 건물 앞에 마련된 합동빈소에는 희생자 백모(30) 서모(25) 이모(31) 유모(26)씨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졌으며, 희생자 김모(25)씨는 어린 자녀를 생각해 얼굴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남편의 요청에 따라 서씨 유족 중 한 사람이 그린 캐리커처로 영정을 대신했다.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은 추도사에서 "이번 참사는 공권력이 성매매 특별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횡행하고 있는 성매매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죽은 이의 영정 앞에서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점을 거듭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자 서씨의 오빠(27)가 유가족 대표로 나와 "곁에 있을 때는 한 번도 잘해주지 못했지만 너무나 사랑한다. 네 고왔던 마음을 가슴에 꼭 묻어 둘게"라고 추모의 편지를 낭독하자 장례식장은 울음바다를 이뤘다. 곳곳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통곡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희생자 이씨의 어머니는 "○○야, 얼마나 뜨거웠니. 이대로는 보낼 수 없어"라고 오열하다 실신, 보는 이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송민숙 경기대 무용과 교수는 진혼 살풀이 춤으로 화마에 앗긴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으며, 이어 2000년 군산 개복동 집창촌 화재 희생자의 유가족이 보내는 편지가 낭독됐다. 이어 공대위가 "이번 화재참사의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고 성매매를 눈감아 준 관계 당국의 책임자를 엄중 처벌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후 희생자 유해는 벽제 승화장으로 운구돼 화장됐다. 이날 합동 장례식에는 김영선 박세환 유승희 의원 등 여야 의원과 장하진 여성부 장관도 참석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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