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화제를 뿌리며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에 당선된 유시민 의원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가 당 안팎의 관심사다. 평소 튀는 언행과 공격적 스타일 때문이다.
일단 유 의원은 조심스러운 자세다. 그는 4일 첫 상임중앙위에서 "국민과 당원에 감사한다. 제 직분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만 했다. 장영달 의원이 지명직 상임중앙위원 인선 문제를 놓고 문희상 의장과 은근히 각을 세운 것과 대비되는 태도였다. 유 의원은 이날 아침 문 의장과 서울 영등포 청과물시장 상인들과의 해장국 간담회에 당선자 가운데 유일하게 동석해 "의장님처럼 덕을 쌓아야 하는데, 저는 성격이 못 돼가지고…"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는 "잘 조화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당분간 할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 같은 몸 낮추기가 오래 갈 것으로 보는 이는 별로 없다. 어차피 문 의장 및 구 당권파 등과는 끝까지 함께 갈 수 없는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는 만큼 초반 숨 고르기가 끝나면 특유의 독설을 다시 뿜어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경선기간 내내 기간당원과 함께 호흡하겠다고 강조했다는 점에서 지방 당원들을 파고들며 선명 개혁의 기치를 곧추 세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당장 4월 임시국회의 운영전략에서부터 멀게는 지방선거 공천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유 의원은 항상 논란의 한 복판에 서 있을 공산이 크다. 특히 유 의원이 경선과정에서 ‘반(反) 정동영’ 선언을 했다는 사실은 시점이 문제일 뿐 지도부내 분란의 재현을 예고하는 뇌관이다.
"자신의 문제의식을 평 의원일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제기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386 재선의원)이라는 지적을 그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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