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4일 대변인에 전병헌 의원, 의장 비서실장에 박영선 의원, 사무처장에 박기춘 의원을 각각 기용했다. 전 의원은 문 후보 대변인을, 박 의원은 문 후보 비서실장을 맡아 선거를 도왔다. 특히 이들은 정동영 통일장관과 가까운 이른바 친(親)DY계다. 선대본부장을 지낸 배기선 의원도 문 의장 후임으로 국회정보위원장에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래서 이날 당직인선은 전대를 통해 신주류로 자리잡은 ‘문희상·정동영 체제’의 세 굳히기로 평가된다. 최규성 전 사무처장이 김근태 복지장관의 측근이고 임종석 전 대변인 역시 김 장관과 가까웠던 이전과는 크게 대비된다.
당 장악을 노린 신주류의 발 빠른 포석은 새 지도부가 첫날부터 2석의 지명직 상임중앙위원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풍경을 만들어 냈다. 4일 첫 상중위원 회의에서 재야파 장영달 위원은 "당헌대로 문 의장이 상중위원과 협의하리라고 믿는다"며 문 의장을 일순 긴장시켰다. 지명직 상중위원으로 이용희·홍재형·김혁규·김명자 의원 등 문 의장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만 거론되는 것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이날 발표하려던 지명직 상중위원 인선이 6일로 미뤄지고 ‘남녀 1인씩’으로 새 기준이 마련된 것도 이 같은 신경전의 결과다. 문 의장측은 그러나 지명직 상중위원에 자파 인사를 밀어붙일 태세다. 후보군중 김혁규 의원이 영남배려 차원에서 우선 거론되나 김 의원은 김두관 후보를 추천하며 고사중이다. 이용희·홍재형 의원도 4·30 재보선을 앞두고 충청 몫으로 오르내린다. 문 의장은 여성 몫으로도 내심 자신의 선거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김명자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어떤 결론이든 DY계 인사들의 조합이다.
반면 장 위원은 여성 몫으로 3선의 이미경 의원을 밀고 있다. 한명숙 위원도 여성단일화에 이어 자신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던 이 의원 카드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들은 중하위 당직은 물론 지도부까지 신주류 일색으로 충원되는 것을 견제하겠다는 생각이지만 문 의장측은 완고하다. 6일 상중위 회의에서 한바탕 논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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