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 신임 검찰총장이 4일 취임, 향후 2년간 검찰 운영의 청사진을 밝혔다.
김 총장은 취임사와 기자감담회를 통해 "국민들은 아직도 검찰이 더 빠르고 많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체의 부당한 압력과 간섭을 막아내고 ‘인권존중의 선진 검찰’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인권 옹호’와 ‘감찰 강화’. 그는 "검찰의 두 가지 큰 목표인 ‘실체적 진실 발견’과 ‘인권 옹호’ 가운데 그 동안 전자가 상대적으로 강조돼 인권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수사에 소홀하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인권보장에 더욱 힘써 양자간 균형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권은 절제된 상황에서 행사될 때 더 큰 신뢰를 얻는다"며 불구속 수사 확대, 자백위주 수사 지양, 과학적 증거수집 등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김 총장의 이 같은 선언은 전임 송광수 총장이 대선자금수사 등을 거치며 진실 추구를 보다 강조했던 것에 비해 무게 중심을 인권 쪽으로 옮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김승규 법무장관의 ‘인품 수사론’과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다.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김종빈호(號)가 당분간 큼직한 수사보다는 제도개선 쪽에 힘을 쓰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감찰 강화에 대해 그는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은 이론이나 말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며 인사 혜택을 위해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검사를 ‘가장 무서운 내부의 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여권과 마찰을 빚고 있는 공직부패수사처(공수처)나 경찰 수사권 독립 등 민감한 현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 스스로 기강을 바로 세우지 못할 경우 외부의 부당한 압력과 간섭의 그늘에 놓여질 것"이라고 검찰의 분발을 강조했다. 공개적 반대 표명으로 또 다른 갈등을 만들기보다 내부 단속을 천명, 우회적인 반대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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