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의 한 마을 지하수에서 기준치의 최대 1만배가 넘는 발암성 물질이 검출됐다.
화성시와 오산·화성환경운동연합은 4일 화성시 양감면 대양리 안모씨가 1월 농업용으로 쓰기 위해 개발한 관정 물에서 심한 악취가 나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분석을 의뢰한 결과 신경계통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1-1-디클로로에틸렌이 130.768㎎/ℓ, 간장·신장 장애를 유발하는 발암성 물질인 사염화탄소(테트라클로로메탄)가 0.683㎎/ℓ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간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발암성 물질 트리클로로에틸렌이 2.202㎎/ℓ, 두통을 유발하고 마취작용을 하는 1-1-1-트리클로로에탄이 1.870㎎/ℓ, 역시 마취작용을 하는 디클로로메탄이 0.390㎎/ℓ 나왔다. 파킨슨씨병 및 정신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망간도 5.295㎎/ℓ 검출됐다.
이는 먹는 물 수질 기준치와 비교할 때 1-1-디클로로에틸렌은 4,350배(기준치 0.03㎎/ℓ 이하), 사염화탄소는 340배(0.002㎎/ℓ 이하), 트리클로로에틸렌은 73.4배(0.03㎎/ℓ 이하), 1-1-1-트리클로로에탄은 18배( 0.1 ㎎/ℓ 이하)에 달하는 수치다.
더욱이 이 용수는 최근 보건환경연구원의 2차 수질분석에서 1-1-디클로로에틸렌과 사염화탄소가 각각 음용수 기준치의 3,060배(91.853㎎/ℓ), 1만1,700배(23.478㎎/ℓ)가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염화탄소는 유지류의 용제로 사용되며, 드라이클리닝 용제로도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네에는 현재 60여가구 1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변에 50여개 중소규모 공장이 밀집해 있다. 화성시는 조만간 오염원인조사 및 주민영향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오산ㆍ화성환경운동연합 이홍근(40) 국장은 "발암물질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이 이번처럼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높은 수치로 검출되기는 처음"이라며 "지하수가 이같이 오염된 이유와 인근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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