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2게임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지난 주말 프로야구 개막전이 끝난 뒤 야구 전문가들은 멋쩍은 표정을 지어야 했다. 호화군단 삼성의 독주 외에는 당초 예상들이 대부분 빗나갔기 때문. 무엇보다 ‘투고타저(投高打低)’ 관측을 깨고 8게임에 홈런 20발 포함, 153개의 안타에 96득점의 화려한 불방망이쇼가 개막전을 뜨겁게 달궜다. 꼴찌 1순위 후보로 꼽았던 두산은 뚝심의 2연승을 내달린 데 비해 다크호스로 지목했던 롯데는 2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진짜 레이스는 3연전이 펼쳐지는 이번 주부터.
신임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삼성의 거침없는 행보가 단연 관심거리. 주중 잠실 원정에서 2연패에 빠진 LG를 상대로 승수 쌓기에 나서는 삼성은 주말에는 대구에서 현대와 외나무 대결을 벌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의 9차전 혈투 속에 챔피언 반지를 내줘야 했던 삼성으로서는 이번 ‘리벤지 매치’를 단단히 별러왔다.
삼성을 향해 칼을 갈고 있는 현대의 심정은 더 비장하다. 지난 겨울 심정수와 박진만을 모두 빼앗기는 바람에 4강 후보에서도 밀려난 현대는 삼성과의 일전에 명가의 자존심을 걸겠다는 각오다. 타율 10할(5타수5안타)의 심정수가 8연타석 출루, 5연타수 안타의 신기록을 어디까지 이어갈 지가 흥미롭다.
관중 300만명 돌파의 키를 쥐고 있는 사직구장의 홈 개막 6연전 흥행 여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천적 삼성의 먹이사슬에 걸려 개막 2연패의 수모를 당한 롯데는 시범경기 1위의 자신감을 되찾고 현대를 상대로 홈 팬들의 ‘부산갈매기’ 합창을 이끌어낸다는 복안. 삼성(2승1무16패)과는 달리 지난 시즌 현대에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8승11패)를 보인 롯데는 에이스 손민한을 필승 카드로 꺼내 들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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