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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윤곽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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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윤곽 ‘살짝’

입력
2005.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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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교 아래 노들섬(중지도)에 추진중인 오페라하우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유럽을 순방중인 이명박 서울시장은 1일(현지 시각) 덴마크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를 둘러본 뒤 "입지와 성격면에서 한강 오페라하우스의 벤치마킹 대상"이라며 "국제현상 공모를 거쳐 설계안을 확정한 뒤 내년 초에는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이명박 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페라하우스 건립 의지를 드러냈지만 구체적인 건설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3만6,000평의 노들섬에 청소년 야외음악당과 세계적인 수준의 오페라하우스를 갖춘 1만5,000평 규모의 ‘문화예술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 세계 최고의 오페라하우스 구상

시 관계자는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에 도입된 첨단기술을 기본으로 갖춘 최고 수준의 예술공간을 마련한다는 게 서울시의 청사진"이라고 말했다. 1월 개관한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는 수로로 둘러싸인 섬이라는 입지적인 측면과 공연장 성격으로 볼 때 한강 오페라하우스와 여러모로 유사한 점이 많아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헤닝 라르센이 설계한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는 모두 4,845억원이 투입돼 최첨단의 음향기술과 건축기법으로 지은 지상 9층, 지하 5층규모의 극장이다. 오페라극장(1,500석)과 실험극장(200석)이 있고, 대규모 리허설 룸도 갖추고 있다.

오페라 공연장 내부를 감싸는 외벽은 음향효과를 고려해 바이올린 재료로 쓰이는 나무를 활용했다. 공연장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악기로 보고 육성과 오케스트라의 음질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또 공연장내의 에어컨(공조 시스템)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페라하우스 아래를 흐르는 차가운 바닷물을 끌어들여 이를 순환시키는 기법을 도입했다. 건물 내부에서 자연채광이 가능하고 주변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외관을 유리로 장식하기도 했다. 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건설비의 20%정도만 들어갔지만 하루에도 수백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갈 정도로 관광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 수천억원 건립비 조달 등 난제

이명박 시장은 "오페라하우스는 나라의 문화와 기술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면서 "우리나라에도 이젠 코펜하겐보다 훌륭한 오페라극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지난달 오페라하우스 조성을 놓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 나름대로 좋은 평점을 얻었다"며 "전문가들도 도쿄 상하이 등에 건립된 오페라 전문극장을 우리나라에도 빠른 시일안에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페라 관람이 대중화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전용극장 건립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콘텐츠 확보와 함께 운영방식 등을 정립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코펜하겐 수준 이상의 오페라하우스를 짓기 위해서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건립비를 조달하는 것도 문제다. 일각에서는 대중교통기반시설까지 따지면 건설예산이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계산도 나오고 있다.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이명박 시장의 ‘문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오페라하우스를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전에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코펜하겐(덴마크)=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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