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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프로야구/‘타율 10할’심정수 만루포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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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프로야구/‘타율 10할’심정수 만루포 펑!

입력
2005.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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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원의 사나이’ 심정수(삼성)가 생애 첫 홈런왕 등극을 예고하는 시즌 첫 만루홈런의 축포를 쏘아 올렸다.

3일 0-1로 뒤지던 롯데와의 2005 프로야구 홈경기. 1회말 무사만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심정수는 장원준의 2구째 직구를 통타, 대구팬들에게 좌측으로 넘어가는 135m짜리 초대형 역전 장외홈런을 선물했다. 사상 최고액(4년간 60억원)에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터트린 첫 마수걸이 홈런이자 자신의 통산 11번째 만루홈런. 심정수는 이 부문 단독 선두(2위는 SK 김기태의 9개)를 굳건히 지켰다.

시범경기 타율 3할4푼3리로 워밍업을 마친 심정수의 초반 기세가 무섭다. 전날 3타수3안타1타점의 활약을 펼친 심정수는 이날도 2타수2안타4타점(볼넷 2개)으로 개막 2연전에서 5타수5안타5타점 타율 10할의 신들린 타격을 뽐냈다. 심정수는 8번 타석 모두 출루, 최다 연타석 출루 신기록(종전 5연타석) 행진도 이어갔다.

‘호화군단’ 삼성은 이날 홈런 3방을 포함, 장단 14안타의 불꽃화력을 롯데 마운드에 퍼부어 14-2의 대승을 이끌어냈다. 전날 배영수의 무사사구 완봉승(4-0)에 이은 2연승. 시범경기 1위로 ‘꼴찌 반란’의 기대감을 모았던 롯데였지만 천적 삼성(11연패)의 악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궈야 했다. 지난해 챔프 현대와의 홈 3연전에 나서야 하는 롯데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기아는 광주 경기에서 8회1사까지 6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은 선발 강철민의 호투와 4회 김상훈의 결승 3점포를 발판삼아 한화를 4-2로 물리치고 전날 대패(3-13)의 수모를 설욕했다.

서울 라이벌 간 격돌에서는 두산이 9회초 박용택의 만루홈런을 앞세운 LG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8-7로 승리, 개막 2경기를 모두 챙겼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정진황기자 hjchung@hk.co.kr

■ 할머니께 바친 개막완봉승

"아… 할머니."

2일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삼성 라이온스의 투수 배영수(22). 경기 뒤 곧바로 그는 할머니(김태순·80)가 있는 경북대 병원으로 달려갔다.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간 입원실. 그러나 할머니는 의식을 잃은 채 아무 말이 없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고, 폐가 안 좋았던 할머니는 손자의 손을 꼭 쥔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날 밤 배영수는 소나무 껍질처럼 딱딱해진 할머니의 손을 잡고서 굵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지난해 손자가 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을 때 "우리 강아지, 장하다"며 뺨을 어루만지던 그 손은 차갑게 식어 버렸다. 배영수는 어릴 적 집안 사정으로 부모를 떠나 할머니 손에서 누나와 함께 어렵게 자랐다. 자연히 할머니에 대한 배영수의 효심은 깊었다. 개막 이틀 전 입원한 할머니의 쾌유를 빌며 모자에 ‘할머니 생각’이라는 문구를 새겼다.

배영수는 3일 빈소에서 굳게 입을 다문 채 조문객들을 맞았다. 4일 대구 선산에 할머니를 모실 배영수는 가슴 한편을 따뜻하게 데워놨다. 사랑하는 할머니의 자리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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