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중심 재판 오늘 첫 시험대/ 강동시영 재건축 비리 조서없이 증인신문 시작

검찰 수사기록 없이 법정에서 증인신문만으로 진행되는 실질적인 ‘공판중심주의’의 첫 재판이 4일부터 본격화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최완주 부장판사)는 서울 강동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비리 사건에 대해 4일 예정된 3차 공판을 시작으로 앞으로 3주간 매주 3회씩 총 20명의 증인에 대한 신문을 벌일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법정에서 증인신문을 벌이더라도 검찰에서 미리 작성한 증인진술서 등을 공유하며 검사와 변호사가 신문을 벌였으나, 이번 공판에서는 사전자료가 전혀 없이 증인신문이 이루어지게 된다. 때문에 ‘조서(調書)중심’ 재판에서 벗어나 공개된 법정에서 형사사건의 진실을 찾아간다는 공판중심주의의 대표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변호인측은 방어권을 앞세워 검찰에 수사기록 제출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 사건 변호인측은 "검찰에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 및 등사신청을 했으며, 재판부를 통해서도 꾸준히 필요한 기록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1억4,000여만원의 뇌물수수 혐의가 있는 조합장 김모씨에 대한 3차례 영장기각을 놓고 ‘수사지휘 문제’와 ‘불구속재판 원칙’이 충돌하며 검찰과 법원이 갈등을 겪어 왔다.

이진희기자river@hk.co.kr